사이세력진 선극유종
이문행달 내이유경

선비가 세력을 등에 업고 벼슬길에 나서면 끝이 좋기가 어렵다.
그러나 실력과 덕망으로 영달하면 그건 경사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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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교체되고 도지사 시장 군수가 바뀌면 사람들은 새로운 권력주체와
인연을 맺기를 바란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관례가 또 문벌 지연 학연 개인적 친소관계에 따라
인사정책이 좌우되어 왔다.

수십년 적체되어 온 이러한 폐습을 이제는 타파해야 마땅하다.

고려의 중신 최충이 스스로 최씨 문벌의 핵심에 있으면서도 자기의 두
아들에게 세력을 등에 업고 벼슬하려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훈계하였다는
내용이다.

최자의 "보한집"에 보인다.

정당에 계보가 얽혀있고 부가 세습화되고 있는 오늘날 우리사회 현실과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병한 < 서울대 교수. 중문학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