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경제''를 추구하는 한국경제신문이 ''소프트 경제''란을 새로
마련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복잡한 경제현상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경제/
경영 이슈를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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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이 회사의 체격이고 손익이 체력이라면 현금흐름은 기업의 혈액에
해당한다.

체격이나 체력이 부족해도 당분간 버틸수 있다.

그러나 혈액순환이 안되면 기업은 바로 사망하고 만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현금흐름이 기업경영의 금과옥조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부도를 낸 국내 상장사는 92개.

이중 흑자도산 기업(25개)이 27%에 달한다.

굴지의 기업들이 "돈맥경화"에 걸려 부도를 내고 만 것이다.

"골수(영업)에서 피를 만들지 않고 외부수혈(대출)로 체격을 유지해온
한국기업들이 IMF사태이후 외부수혈이 끊기면서 사망위기에 직면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게 삼성경제연구소의 진단이다.

국내기업은 낮은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차입으로 몸집을 부풀려 왔다.

영업활동에서 만든 현금보다 5~6배나 많은 돈을 투자해온 것이다.

국내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50%를 웃돌고 있는데 비해 선진기업의 경우
30%에도 못미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기업은 80년대부터 현금흐름 위주의 경영으로 탈바꿈해 왔다.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는 요즘에도 기업금고 부풀리기 경쟁은
가속화되는 추세다.

세계최대의 자동차메이커인 GM은 사내유보금을 90년 3억달러에서 97년
1백40억달러로 늘렸다.

크라이슬러도 같은 기간중 비축자금을 15억달러에서 51억달러로 증액했다.

종합화학메이커인 몬산토는 아예 주력사업인 화학부문을 분리 독립시켰다.

미래의 캐시카우(cashcow.계속적인 현금흐름을 발생시키는 사업)로 부상할
바이오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거래처 부도와 은행의 대출금 회수, 금리 및 환율의
급격한 변화에 대비해 기업은 현재보다 최소 2배이상 현금보유액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97년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국내기업의 평균 현금.예금 보유율은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실제 지출해야 할 현금소요액의 7%대에 머무르고
있다.

적정현금보유율인 14%의 절반 수준이라는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최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합한 지표는 현금흐름이다.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캐시플로를 기업의
최우선 평가가치로 삼을 정도다.

기존 외형이나 이익에서 현금흐름 쪽으로 기업경영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 IMF시대를 맞은 기업의 생존해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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