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금속 쇠붙이를 녹이는 이치이다.

쇠가 완전히 녹아버린다면 별 효용가치가 없겠으나 일상생활에 유용하거나
값진 물건으로 거듭난다면 불의 역할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완강한 금은 불의 힘을 빌려 또다른 형상으로 재생되며 제련을 통하여
더욱 값지게 된다.

완강하고 투박한 원광석으로서의 금은 양금인 경금으로 표시된다.

인간이 일으킨 정화인 용광로 불을 얻어서 잘 제련하면 값진 귀금속으로
또는 보도로 탈바꿈된다.

화련진금(불의 연마로 인해 진정한 금이 된다)은 이러한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조그마한 모닥불이 타고 있는데 굵은 장작개피를 십여개나 집어 넣으면
불을 금방 꺼져버리고 만다.

"목생화"를 논할 때 이를 일컬어 목다화식(나무가 많아서 불이 숨을
거둠)이라 했다.

마찬가지의 논리가 불과 금의 관계에도 적용된다.

녹여야 될 쇠의 양이 불에 비해 엄청나게 많다면 불은 스스로 소멸해버리고
말 것이다.

따라서 금다화식(금이 많아 불이 꺼짐)이라는 용어가 추리된다.

오행의 생극관계가 반대로 적용된(금극화) 반생극의 예이다.

불이 지나치게 왕성하여 금이 무기력하게 녹아버리는 것을 화열금용이라고
한다.

양금인 경금이 세력이 약할 때, 경금 자체가 좋아하지 않는 양화인 병화
태양불이 천간에 떠있고 거기 다시 음화인 정화가 나란히 있다면, 이 불은
소위 살이 작용을 하여, 사주의 주인공으로 하여금 겉으로는 웃으나 속으로는
칼을 가지고 있는 이중인격자가 되게 한다.

면종복배는 이러한 경우에 잘 어울리는 말이다.

음금인 신금은 시기의 낭군으로서 병화를 좋아하여 애정으로 결합되는
관계를 이룬다.

신금의 힘이 약하여 불자체를 싫어할 경우, 정화는 보석을 불태우는
화마로서만 작용한다.

성철재 <충남대 언어학과교수.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