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의 대공습은 국내 유통업계를 휘감고 있는 "인수합병(M&A)의 강"에
급류가 닥쳐올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마크로를 인수하면서 국내시장에 전격상륙한 월마트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추가 M&A를 사실상 선언했기 때문이다.

월마트의 아시아담당 부사장 조 해트필드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점포확충과 관련, "중요한 것은 월마트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기존 시설도 도움이 된다면 이도 고려할수 있다"고 밝혔다.

단시간내의 다점포화체제 구축을 위해 추가적 M&A에 나설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대목이다.

월마트는 우선 뉴코아백화점이 운영하는 할인점 킴스클럽의 매장 23개
전부 또는 일부를 인수할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월마트의 상륙은 유통시장 개방후 한국시장 진출을 집요하게 추진해온
다른 외국계기업들을 자극, M&A전장을 지금보다 훨씬 치열하고 뜨겁게
달굴게 틀림없다.

월마트가 M&A 폭발을 앞당기는 뇌관역할을 한 셈이다.

월마트에 대항해 M&A 각축전에 뛰어들 외국계 업체는 이미 국내에 진출해
있는 프랑스의 까르푸와 프로모데스, 미국의 코스코 등이 우선 꼽히고 있다.

최근들어 물밑에서 시장조사를 진행중인 미국의 페더레이티드, 영국의
테스코 등도 빼놓을수 없는 후보다.

이들 업체는 국내 상업요충지에 거점을 확보했거나 내부적으로 한국진출을
결정해놓고 부동산값이 더떨어지기를 기다리는등 탐색전을 계속해 왔다.

까르푸와 코스코, 프로모데스등은 앞으로 5년내에 10여개씩 점포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이중에는 신규점포도 있으나 타업체들로부터 인수할 기존매장도 상당수
들어있다.

이들은 서울과 지방의 부도업체를 대상으로 인수타당성을 검토하거나 실제
협상을 벌이고 있다.

M&A전선에 뛰어든 것은 다국적군만이 아니다.

국내업체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이른바 토종 "빅3"로 불리는 롯데 현대 신세계는 외국계 업체의 독식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는 이미 그랜드백화점과 본점인수계약을 맺었다.

현대는 울산 주리원백화점의 지분을 사들인데 이어 신촌 그레이스백화점,
광주 송원백화점을 위탁경영 방식으로 품에 안았다.

빅3는 추가 인수를 위해 이미 부도를 냈거나 한계에 다다른 일부
업체들과도 물밑 접촉을 쉬지않고 있다.

어쨌거나 IMF이후 매출부진과 자금난으로 고사직전에 몰린 대다수 국내
유통업체들은 이들 자이언트 기업들에 운명을 맡겨야 할 처지다.

토종 "빅3"의 우산밑으로 들어가거나 외국계에 인수될 수밖에 없다.

백화점업계에서만도 미도파 뉴코아를 비롯 인천 희망백화점, 부산
태화쇼핑, 광주 가든, 화니백화점등 줄잡아 20여개의 부도업체가 IMF이후
이미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상태다.

이중에서는 금융권의 종용에 못이겨 적극적으로 원매자를 찾아 다니며
매각협상을 제의하고 있는 업체도 있다.

이제 유통업체들은 싫든 좋든 M&A급류에 휩쓸릴 수밖에 없게 됐다.

이 급류는 구조재편이라는 폭포로 이들을 몰아갈게 분명하다.

폭포에서 떨어져 살아남는 강자만이 시장에 남을 것은 뻔한 이치다.

전문가들은 M&A열풍이 끝나는 날 국내유통시장은 토종 "빅3"가 백화점을,
외국계업체가 할인점 시장을 주도하는 양대구조로 재편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 김상철 기자 che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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