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들어섰다는 분석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저성장 고실업속에서 유독 장기호황을 구가해온 미국경제가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하강국면으로 들어설 경우 우리 경제도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은 자명하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주가지수는 기록적인 9,000대의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으나 최근 발표된 실물경제관련 지표들은 하나같이 하반기이후 경기
내림세를 예고한다.

제조업생산지수 비제조업산업활동지수와 재고 상품주문 건축비지출 실업률
등은 예외없이 나빠졌다.

최종적으로 성장률이 5.4%로 추계된 1.4분기 경제동향이 드러나던
시점만해도 경기과열에 따른 인플레우려가 나오고 이에따라 금리인상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최근들어 경기상황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달라지고 있다.

실업률이 6월중에는 3~5월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는 발표가 나오자,
그렇다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풀이로 이어져 오히려 주가에는
호재가 되고 있는 등 전반적으로 경제에 대한 우려가 아직까지 뚜렷하지
않기는 하다.

그러나 지난주중 발표된 6월중 미국 구매관리협회(NAPM)지수는 2개월연속
하락, 경기위축을 의미하는 50이하로 떨어졌다.

조사대상 구매관리 담당자들은 재고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NAPM지수는 미국의 실물경제동향을 나타내는 매우 신빙성있는 통계다.

이번 조사결과는 1.4분기중 고성장이 재고증가를 수반하는 생산증가에 의한
것이라는 경제전문가들의 분석과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상무부 집계에 따르면 기업순익도 작년 4.4분기이후 2분기연속 감소세다.

기업수익 감소속에서 주가가 오르는 것은 한마디로 거품을 의미한다며
우려하는 경제연구기관들도 적지않다.

6월중 실물경제지표가 나빠진 원인을 장기화되고 있는 GM파업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미국경기가 퇴조국면에 접어들면 세계 경제침체는 더욱 두드러질 수 밖에
없다.

세계적인 경기예측기관의 하나인 EIU(이코노미스트 부설 경제연구소) 등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아시아외환위기로 2.3%에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미국경기마저 나빠지면 더욱 저조할 것이 당연하다.

동남아에 이어 미국시장상황까지 나빠질 경우 이미 감소세로 돌아선
우리나라 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 또한 분명하다.

미국의 통상압력이 다시 몰아칠 우려도 크다.

3, 4월중 미국무역적자가 월간 최대기록을 연속 경신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미국 경기하강이 금리인하로 이어져 달러강세 엔약세구조가 반전된다면
보탬이 될 수도 있지만, 일본경제 장기침체 등을 감안할 때 이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게 옳다.

우리 경제는 물론 전체 세계경제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미국경기
후퇴조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