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루의 묘목을 충실하게 키워내기 위해서는 일반 오행정리인
수생목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알맞은 온도, 비옥한 토양, 광합성에 필요한 태양, 그리고 적당한 수분
등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영양분과 수분을 나무에 공급한 흙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재산을
빼앗겼으니 나무로부터 괴로움을 당한 꼴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목극토라 한다.

황무지나 돌보지 않은 민둥산과 같이 흙의 기운만 강한 곳에서는 생산과
조화의 의미가 없다.

산사태를 초래할 우려도 있고 잡초만 우거진 황량한 곳으로 남을 확률이
크다.

이 때 적절히 나무를 심어 치산을 하고 쟁기로 잘 갈아 비옥한 땅을
만든다면 토 자체의 공능이 충분히 발현될 수 있다.

고마운 목극토이다.

이런 의미에서 토왕득목, 방능소통(토가 왕할 때 목을 얻으면 소통이
된다)이라 표현한다.

그러나 토의 세력이 워낙 강하다면 나무는 부러지고 말 것이다.

무거운 토를 감당하지 못한 결과다.

이를 일컬어 토중목절이라 한다.

육친법에서 내가 극하는 오행을 음, 양의 배합관계를 따져 정재와 편재로
일컫는다.

남자의 경우 재물과 여자로 상징된다.

따라서 갑목이나 을목 남자의 입장에서 흙이 고마운 존재라면 재물과
처복이 있을 것이나 그 반대의 경우라면 파재, 악처로 인한 고통을
감수해야만 할 것이다.

토를 반기는 입장에 있는 양목인 갑목이나 음목인 을목 모두는 전원토인
기토로부터 잘 배양된다.

특히 강한 을목은 천간 무토(반주벌판)와 기토 모두를 좋아하며 무토와의
관계를 선화명병(수려한 꽃이 그려져 있는 화병)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같은 식물이라 하여도 갑목은 동료인 갑목과 지지에 있는 진토와 미토
등을 굉장히 반가와 하지만 을목은 지지의 토와 동료 을목으로부터 그다지
도움을 얻지 못한다.

명리서의 백미 적천수의 표현대로 약한 을목은 등라계갑(을목이 갑목을
의지 삼는 형상)이 최고의 천간배합이라 할 수 있다.

성철재 <충남대 언어학과교수/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