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자동차 내수시장의 급격한 위축에도 불구, 여전히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으로서 해외 자동차 관련업체들로부터 매력을 잃지않고 있다.

특히 미국 독일 일본 등지의 자동차부품 메이커 중에는 한국을 아시아지역
부품공급기지로 삼으려는 곳이 적지 않다.

한국시장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는 해외 부품메이커로는 델파이오토모티브
로버트보쉬 팀켄 발레오 루카스 후프 등을 들 수 있다.

이중 미국 델파이사의 한국내 투자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달 대통령 방미 당시 델파이의 모기업인 GM(제너럴모터스)사가
20억달러를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델파이의 대한국 투자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델파이는 연간 30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 최대의 부품업체로 국내에
대우기전 신성패카드 성산 등 5개의 합작사를 두고 있으며 조만간 1~2개 더
설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인근에 대규모 테크니컬센터를 건립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델파이는 또 만도기계의 공장 인수나 대우자동차 계열 부품메이커에의
지분참여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델파이는 올들어 "차세대 승리자"란 슬로건을 내걸고 7개 핵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향상된 자동차컨트롤, 개선된 안전성, 충돌회피 시스템, 다양한
통신시스템, 첨단 에너지및 엔진제어시스템, 첨단 전기전자 아키텍처,
엔터테인먼트 등이 그것이다.

그 산물의 하나로 델파이는 올들어 IBM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네트스케이프
등과 협력해 "네트워크 자동차"를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앞다투어 델파이와 손잡으려는 것은 이 회사가
세계 최첨단 자동차 기술을 선도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팀켄 또한 델파이와 마찬가지로 "바퀴와 차축이 돌아가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든 가는 회사"이다.

마차용 베어링 개발로 이사업을 시작한 지 1백년만에 현재 26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팀켄(미국)은 한국법인인 팀켄코리아를 설립한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팀켄코리아는 자동차 건설 철도 산업설비 등을 생산하는 한국
기업들에 각종 베어링을 공급해왔다.

대우 기아 등 자동차메이커와 주요 정밀산업 업체들이 이 회사의 고객이다.

박응배 팀켄코리아 지사장은 "한국 기업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통을
겪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팀켄의 주요 파트너"라며 본사 방침에 따라
한국 투자를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독일 보쉬사의 경우 최근 합작관계에
있던 전장품제조업체 모스트를 인수하는 등 투자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경주 Y사 등 몇몇 합작회사들도 해외 파트너들이 지분을 대폭 늘리거나
1백% 인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 자동차부품업체및 부품산업이 해외자본에 의해 재편되면서
국제경쟁력 향상의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