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 노동부 고용정책실장 >


근로자파견제가 예정대로 7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제1기 노사정위원회 합의내용을 토대로 올해 2월 법률이 제정되었고 시행령
이 6월23일 국무회의를 통과함으로써 동 제도가 역사적인 출발을 하게된
것이다.

그간 노사간의 갈등과 진통으로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긴 산고끝에
법제화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근로자파견제가 정말 도입돼서는 안될 제도인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근로자파견제가 악용될 소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동 제도는
취업형태의 다양화라는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는 제도로 노사 모두에게
유익한 제도임에 틀림없다.

먼저 근로자파견제는 근로자들의 직업선택의 폭을 넓혀 준다.

한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업무를 자유롭게 하고자 하는
전문직종사자(free worker)들에게 있어 근로자파견제는 딱 들어맞는 취업
형태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연공서열형 임금체계가 자리잡은 우리나라 고용관행 때문에
재취업이 어려운 중.장년 실업자, 가사를 병행해야 하는 주부 등에 있어서도
파견근로는 대단히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파견근로자들의 48.8%가 근무시간 근무기간 등을 자신의 형편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 파견근로에 종사한다고 응답한 노동연구원의 조사결과는
이와같은 점을 명확히 해주고 있다.

다음은 기업의 인력관리 유연성이 제고됨으로써 기업이 경영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불필요한 고정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은 일시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필요한 기간만큼 외부에서 빌려씀으로써
불필요한 인건비를 줄일 수 있으며, 특히 전문기술직 근로자의 상시채용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있어서는 필요에 따라 해당분야의 전문스태프를 즉시
공급받을수 있는 이점이 있다.

물론 근로자파견제가 갖는 이중적 사용자관계(co-employment)로 파견근로자
보호에 어려움이 야기될 수 있으며 기업이 동 제도를 남용함으로써 정규
근로자의 고용불안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같은 근로자파견제의 역기능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법률에서는 파견
근로자에 대한 노동법상 사용자책임의 소재를 명확히 해주고 근로자파견이
남용되지 않도록 대상업무 기간등을 제한하고 있다.

앞으로 근로자파견제가 기업과 근로자 모두를 위해 유익하고도 필요한
제도로 정착될 수 있을지 여부는 기업과 파견근로자에 달려 있다.

기업은 일시적인 인력수요대처라는 파견근로제 본래의 취지에 맞게 파견
근로를 제한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파견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정규근로자와
차별해서는 안될 것이다.

파견근로자도 정규직에 뒤지지 않는 일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을 갖고
파견근로에 임해야할 것이다.

또한 파견사업자도 종래의 부정적 이미지가 불식될 수 있도록 파견근로자의
권익보호와 근로조건개선에 노력해야 하며 파견근로자의 교육 훈련을 통해
단순한 근로자파견이 아닌 정규사원보다 업무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파견
한다고 평가받아야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법의 테두리안에서 근로자파견이 이루어지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해 나가는 한편 동 제도가 노사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명실상부한
근로자파견제가 되도록 개선, 보완해 나갈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