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명대의 소화집 "소부"에 이런 글이 있다.

동진의 차윤은 반딧불이를 담아다가, 손강은 눈을 쌓아 책을 읽었다.

어느날 손강이 차윤을 찾아 갔는데 집에 없었다.

"어디에 가셨는가"하고 묻자, 문지기가 대답했다.

"반딧불이를 잡으러 나가셨습니다" 그뒤 차윤이 답례로 집을 찾아가니,
손강은 그때 마당 가운데 멍하니 서있었다.

"왜 책을 읽지 아니하십니까"하고 묻자, 손강이 대답했다.

"어차피 오늘의 하늘을 보니 눈이 내리지않을 것 같습니다"

일명 개똥벌레라 불리는 반딧불이는 여름밤 동심을 즐겁게 해주는 벗이다.

이 곤충은 5천만~7천만년전 지구상에 나타났다.

아열대 온대 아한대지방에 이르기 까지 널리 분포되고 종류만도 2천종에
이른다.

반딧불이는 구애를 할 때라야 빛을 발한다.

발광의 리듬은 종에 따라 다르다.

리듬을 통해 동종임을 알고 사랑을 나눈다.

수컷이 다가가서 의사를 타진하고, 암컷이 사랑에 뜻이 있으면 꼬리를
좌우로 약간 꾸부리고 1~2번 발광한다.

교미후 암컷은 물가의 이끼를 찾아 산란한다.

알은 30일후 부화하고 유충으로 월동한다.

유충은 달팽이를 먹고 산다.

성충은 이슬만을 먹는다.

성충은 유충때 축적해둔 양분으로 지탱해 단명하고 발광시간도 길지 않다.

대개 저녁 10시가 지나면 날지 않고 발광도 고르지 않다.

그래서 중국고사의 차윤얘기를 꾸며낸 것으로 보는 이도 있다.

농약 등 환경오염탓으로 지금은 웬만한 시골에서 반딧불이를 보기 힘들다.

반딧불이가 날고 개천에서 가재가 잡히면 청정마을로 꼽히는 세태다.

반딧불이가 "환경지표"가 된 것이다.

에버랜드가 최근 반딧불이를 대량번식하는데 성공했다.

지방자치단체와 학교 등에 분양할 계획이란다.

일본서는 30여년 전부터 반딧불이를 인공증식 해왔고 수십개의 반딧불이
보호지역이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82년 천연기념물(제322호)로 지정했다.

10대들의 3분의2가 반딧불이를 본적이 없다는 조사가 있다.

"반딧불이가 야생하는 자연"을 물려주도록 뭔가를 해야 할 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