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세기폭스 "타이타닉" ]]

"타이타닉"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초대형 히트영화다.

지난 2월말 개봉된지 4개월만에 서울에서만 2백만명의 관객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최고기록은 지난91년 UIP영화사의 "사랑과 영혼"이 기록했던
1백68만명이었다.

더욱이 지금도 관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신기록 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타이타닉"열풍은 우리나라에서만 부는게 아니다.

개봉되는 나라마다 흥행기록을 경신하며 지구촌 전체를 뜨겁게 달구었다.

중국에서는 지난 4월초 영화가 개봉되자 장쩌민 국가주석이 관람,
극찬하기도 했다.

갑자기 여객선 유람객이 늘어나고, 여주인공 케이트 윈슬렛의 패션이
유행하고, 영화속의 장면을 흉내내는 연인들의 사랑표현법이 등장하는 등
일종의 타이타닉 신드롬이 생겨났다.

그 결과 "타이타닉"은 현재까지 극장수입만으로도 18억달러 이상을
벌었다는게 제작사인 20세기폭스측의 추산이다.

문화상품의 특성상 앞으로 비디오판권과 캐릭터 라이선싱 등 부대사업에서
벌어들일 돈까지 합하면 총매출은 엄청나게 늘어날 전망이다.

영화 한편이 어떻게 세계적인 신드롬을 불러왔을까.

전문가들은 관객들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는 할리우드영화의 제작능력과
마케팅능력이 적절하게 배합된 결과라고 진단한다.

"타이타닉"은 제작단계에서부터 세계인의 관심을 모아 왔다.

2억8천만달러(약 4천억원)라는 엄청난 제작비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는
인기절정의 주연배우, "터미네이터" 등에서 환상적인 컴퓨터그래픽영상을
보여준 제임스 카메론 감독 등 모든 것이 화젯거리였다.

이러한 요소들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타이타닉은 영화가 완성되기 전부터
이미 "흥행작"이라는 꼬리표를 달 수 있었다.

그러나 많은 제작비와 호화캐스트 만으로 타이타닉돌풍을 설명하는데는
무리가 있다.

캐빈 코스트너 주연.감독의 "워터월드" 등 비슷한 제작비를 들이고도 흥행에
참패한 영화도 있기 때문이다.

20세기폭스측은 "결국 소문에 걸맞게 작품의 질도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볼거리 위주의 단순한 대재난 영화가 아니라 남녀주인공들의 애틋한 사랑과
영국식 계급사회의 모순 등 남녀노소가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적 요소들을
가미한게 성공포인트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카데미상 11개 부문 시상이라는 신기록도 일조했다.

"타이타닉"은 사실 국내에선 IMF한파와 맞물려 "금 팔아 모은 달러를
실어간다"는 반감을 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타닉의 성공은 이제 문화상품에는 국경이 없으며
자본력과 기획력을 함께 갖춰야 흥행도 성공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