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천만달러를 들여 미국 구조조정 전문가를 모셔올 모양이다.

미국식 경영을 벼락치기로 배우다보니 고액의 "과외선생"이 필요하게 된
셈이다.

덕분에 외국계 경영자문회사들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게 있다.

외국계 컨설팅이나 회계법인에 자문을 받고 있는 은행과 기업의 구조조정이
과연 글로벌 스탠더드식이냐는 점이다.

미국이 구조조정에 한창이던 80년대, 날을 잡아서 퇴출기업을 무더기로
발표하고, 정부가 기업들에 빅딜(업종맞교환)을 강요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

"기업명의"로 통하는 한 미국 컨설팅업체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는 A그룹은
최근 계열사를 통합하는 구조조정안을 내놓았다.

그런데 이 안은 주거래은행의 아이디어였다.

정작 컨설팅업체가 내놓았던 조직 재편안은 현실에 맞지 않아 2개월만에
백지화됐다.

그렇다면 이 그룹이 지출한 컨설팅비용 80억원은 어떤 효과가 있는 걸까.

대우자동차의 김태구 사장은 26일 한 간담회에서 컨설팅을 받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새 경영전략이 자리를 잡으려면 내부 인프라스트럭처가 바뀌어야 한다.
최소한 3년은 걸린다. 누가 해줄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식만 고집하다 위기를 맞았으니 겸허하게 배워야 하는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목적은 "외국선생에게 배우는 것"이 아니다.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일이다.

효과가 없다면 제아무리 소문난 명의라도 소용없다.

미국 전문가 고용에 드는 돈은 해외차관으로 치른단다.

모두가 국민의 세금이다.

그래서 하는 소리다.

노혜령 < 산업1부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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