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가능성을 보여준 하루였다.

25일 서울대에서 이틀일정으로 개막된 "대학생 벤처창업박람회"에는
전국 대학에서 5천여명의 학생이 몰렸다.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학생 6백40명이 단체관람을 하는등 고등학교에도
벤처열기가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도전적인 젊은이들의 이번 박람회 대거 참여는 대학을 벤처특구로 육성,
국가위기를 정면돌파하자는 분위기 확산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필 국무총리서리,박상규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 추준석
중소기업청장, 박삼규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박용정 한국경제신문사장,
이민화 벤처기업협회장, 서윤득 한국벤처창업연구회(KVC)회장등이 오후
3시 서울대 문화관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면서 대학의 벤처특구 시대 출발을
알리는 막이 올랐다.

전시장을 둘러본 이들은 특히 대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전시된
아이템관에서는 사업화가능성을 묻는등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개막식이 열리기전인 오후 1시30분부터 벤처기업 육성정책 방향과
대학의 역할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문화관 소강당에서 열렸다.

벤처정책 방향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 이장무 서울대 공대학장은 "다가오는
21세기 인류사회는 지식과 정보가 사회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지식기반형
경제사회가 될 것"이라며 "신생 벤처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위해 대학에 사업가정신을 고취할 교육을 확대하고 창업보육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해석 숭실대 부총장도 주제발표를 통해 "교수와 연구실의 역할과
영역이 벤처창업으로 확대돼야 한다"며 창업지도교수를 양성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제발표 뒤에는 중기청의 정기수 벤처국장, 연용현 특허청국장, 곽성신
우리기술투자 사장등이 참석,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대학생들은 선배 벤처기업가로부터 창업경험을 듣는 소중한 기회도
가졌다.

CTI(컴퓨터이용 통신 전화통합시스템)분야 선두주자인 로커스의 김형순
사장은 "기술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혼자하려는 것은 무리"라며
"동업자를 잘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시회는 창업관 아이템관 벤처기업관 동아리관에서 일제히 열렸다.

창업관은 KVC가 제작한 창업시나리오가 상세히 소개돼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인기를 끌었다.

아이템관은 서울대 조선대 성균관대 숭실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등에서
연예정보사업을 위한 분리형전자수첩등 40개 아이디어를 제시, 눈길을
끌었다.

벤처기업관에는 기인시스템 서현전자 셀바이오텍 하나기술 휴맥스등
우량 벤처기업 20여개가 대학생들에게 자사를 소개하는 부스를 마련했다.

이자리에서는 즉석 취업상담도 이뤄졌다.

<>.경험이 부족한 대학생들의 창업을 돕기 위한 상담창구도 개설 돼 줄을
서서 상담을 기다리는등 높은 인기를 끌었다.

상담창구는 창업제도및 자금지원 절차안내, 회계및 세무안내,
특허절차안내, 사업계획서 작성안내, 기술컨설팅, 디자인지도등 6개 분야로
나눠 해당 전문가들이 열의를 다해 상담에 응했다.

<>.벤처기업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양식이 될 도서들도 대거 전시됐다.

교보문고가 벤처관련 도서전시회를 개최, 5천여권의 관련 서적을 내놓은
것.

특히 10% 할인판매를 실시,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또 교보북클럽 가입비를 면제해주기도.

한국경제신문사도 경영관련 서적을 전시, 학생들의 발길을 끌었다.

<>.이날 박람회에서는 KAIST 학생들로 이뤄진 4개팀이 마이크로 로봇
축구경기를 벌이는 행사도 있었다.

또 깐느영화제 포스터작가로 유명한 강우현 문화환경대표는 강연회와
함께 자신의 디자인작품과 이를 활용한 상품을 전시한 멀티캐릭터
아트전을 열기도 했다.

강 대표는 "디자인을 모르면 벤처도 할 수 없다"며 "기능과 디자인을
결합하는 능력을 키워야 경쟁력있는 신제품을 개발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