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 LG칼텍스 쌍용정유 현대정유 한화에너지 등 국내 정유5사의 판촉
경쟁이 올들어 다시 불붙고 있다.

지난해처럼 계열주유소에 치어걸을 배치하는 등 요란한 모습은 아니지만
각종 아이디어를 동원, 고객잡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IMF사태로 인한 소득감소와 유가인상으로 매출이 20~30%씩 줄어들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판촉행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들어 정유사들이 가장 신경쓰고 있는 판촉방법은 카드마케팅.

신용카드 사용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정유사마다 카드마케팅에 비중을
두고있다.

SK(주)는 SK비씨카드로 주유할 경우 SK포인트를 부여, 포인트별로 사은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엔크린보너스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여러가지 혜택을
주고 있다.

LG정유는 LG카드와 제휴해 LG하이카드 회원들이 카드로 결제할 경우 l당
15원의 할인포인트를 부여, LG브랜드 제품을 구입할때 누적금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할인해준다.

또 쌍용정유는 삼성카드와 제휴해 6~7월 두달간 삼성카드회원에게 2l
무료주유권을 제공하고 행사기간동안 퀴즈응모자를 추첨, 삼성자동차를
경품으로 제공한다.

현대정유는 현대자동차카드와 제휴해 고객이 국민카드와 BC카드 등
가맹카드로 주유할 경우 3%까지 할인혜택을 주고있다.

한화에너지 역시 "한화에너지카드"와 "신한비자카드"로 주유시 대금의
2%를 할인해 준다.

IMF시대의 알뜰고객을 잡기 위해 "셀프주유기"를 늘리고 있는 것도 고객
유치방법중 하나다.

지난 92년 도입 당시만해도 고객들의 반응이 시원치 않았지만 지금은 l당
10~20원정도가 싼 셀프주유기를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

따라서 정유사마다 셀프주유기 설치를 확대하는 추세다.

SK(주)의 경우 현재 전국에 셀프주유기가 1백여개에 불과하지만 올해안에
1천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LG정유 역시 현재 20개인 셀프주유소를 올 연말까지 3백여개로 늘리고
오는 2000년까지 전 계열주유소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유사들간의 경쟁은 주유소에서 기름만 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SK(주)는 지난3월 한진택배와 손잡고 주유소에서 택배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농협과의 제휴를 통해 농협쌀도 판매하고 있다.

LG정유는 한국형 주유소 편의점인 LG Star를 개점, 계열주유소들의
수익구조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LG는 지난해까지 50개 주유소에 LG Star를 개설한데 이어 오는 2000년까지
2백50개이상, 2005년까지 5백개이상을 목표로 하고있다.

서울 압구정동 신사전화국 앞에 위치한 현대정유의 신사현대 오일뱅크처럼
1층을 주유소와 골프전문점 세차장 경정비센터로, 2~4층을 골프연습장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이외에 꽃배달서비스 우편서비스 세탁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유소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개인휴대통신(PCS)대리점사업을 하는 주유소들도 늘어나고 있다.

쌍용정유는 올들어 한국통신프리텔사와 PCS대리점 사업계약을 체결,
서울지역 5개주유소에서 대리점사업을 시작했다.

1차 수요조사결과 2백여개 주유소에서 이사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에너지도 018 한솔PCS, 016한국통신프리텔과 업무제휴를 맺고있다.

정유사들이 올들어 가장 큰 판촉행사로 기획한 작품은 98프랑스 월드컵관련
빅 이벤트.

LG정유는 "프랑스 월드컵 16강기원 국민대축제"를 마련했다.

한국의 첫 경기가 열린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2만여명의 고객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로 초청, 초대형스크린을 통해 대멕시코전을
관람하며 응원했다.

LG는 이날 행사에서 프랑스여행권, 주유상품권, 월드컵 T셔츠 등을
경품으로 제공하고 신승훈 유승준 임창정 클론 등 인기연예인들이 나오는
콘서트도 열었다.

SK(주) 역시 16강진출을 기원하는 "왕대박잔치"행사를 통해 추첨된 10명의
고객에게 경승용차를, 5백명에게 휘발유 2백l를 경품으로 제공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눈에 띈 판촉행사도 많았다.

SK(주)가 지난 4월초 실시한 "아빠 힘내세요"캠페인이 대표적인 예.

실직위험에 주눅들어 있는 가장들에게 힘을 주고자 이 행사를 기획했다는게
SK(주)의 설명이다.

SK(주)는 행사기간중 6개의 직영주유소에서 캠페인 문구가 새겨진 배지를
달아주고 차량부착용 방향제와 차량무료점검서비스를 제공했다.

또 현대정유는 "IMF시대, 가장의 건강이 최고"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6월중순부터 서울.경기지역 10개 주유소에서 "당뇨검사지"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현대정유는 비오는 날 서울시내 전 오일뱅크주유소에서 우산을 빌려줬다가
나중에 돌려받는 "양심우산을 빌려드립니다"라는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 94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LG정유의 "어린이 환경미술대회"는
정유사들의 행사중 거의 유일하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있다.

< 최완수 기자 wan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