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 기획예산위원장은 22일 공기업 민영화방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몇몇 공기업에 대해 관계부처와 합의를 못해 일정을 뒤로 미뤘다.

민영화에 대한 이해관계가 얼마나 첨예한지를 보여주는 예이다.

얼마전에는 이계식 기획위 정부개혁실장이 청와대를 찾았다.

김태동 정책기획수석을 만나기 위해서다.

"민간출신의 대부격인 김 수석을 만나 공기업 개혁방안이 자꾸 관료들에게
밀리고 있는 답답함을 하소연했을 것"이라는게 주위 추측이다.

하지만 김 수석도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는 못했다는 후문이다.

새정부에는 민간전문가들이 많다.

공공부문개혁을 진두지휘하는 기획예산위원회가 대표적이다.

변호사 박사 등 민간인 13명이 채용됐다.

"공공부문 개혁은 민간인이 담당해야 한다"는 의도에서다.

하지만 이들은 요즘 의기소침하다.

공기업 민영화방안 협의과정에서 관료에 밀려 제자리를 못찾고 있기 때문
이다.

기획위의 민간인출신 공무원은 "이러다간 YS정부의 민영화방안과 별 다를게
없는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한다.

과천 관가에서는 이에대해 "경험없는 민간인의 한계"라고 웃어 넘긴다.

물론 밑바탕에는 수십년간 동고동락하면서 체질화된 자신들의 두터운 힘을
은근히 과시하는 관료제일주의가 깔려 있을 터이다.

새 정부가 민간전문가를 영입했던 것은 분명 이들이 필요한 분야가 있어서
였다.

그들이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일이 필요하다.

김준현 < 경제부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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