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대는 기업에게 구조조정의 대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대마불사라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져 수익성은 무시한채 과도한
차입경영에 의존해온 대기업에겐 더욱 그렇다.

관치금융을 주도해온 정부와 금융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기업지배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다.

고려대학교 기업경영연구원(원장 이필상.경영학과교수)은 한국장기신용은행
한국경제신문사와 공동으로 16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업지배구조와
구조재조정"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고려대 기업경영연구원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한국을
비롯 미국 일본 홍콩의 석학들이 참가, 각국의 기업지배구조를 비교 분석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 정리= 유병연 기자 yoo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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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대기업 정책 ]

채희봉 < 산업자원부 사무관 >

소유집중이 장기적 안목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가능케해 기업가치를 증대
시킬 수 있다는 일부 학계의 주장과는 달리 1인 대주주를 포함한 동일인
지분은 투자및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상속세및 증여세의 엄격한 집행 등을 통해 1인 대주주의 소유비중을
낮춰 나가야 한다.

이를통해 대기업의 소유분산과 경제력 집중을 억제할 수 있다.

반면 대기업 계열기업의 지분보유는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30대 대기업의 계열기업에 대한 지분보유 동기는 다양하다.

먼저 사업상 연관이 있는 계열사에 대한 출자를 통해 시장에서 수직적 또는
수평적 다가화를 도모할 수 있다.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는 모기업은 풍부한 현금을 활용, 신생기업이나
전략적 육성기업에 자본을 조달할 수도 있다.

재무상태가 양호환 기업이 경영이 어려운 계열사의 자금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또 기업에 대한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1인 대주주의 주식보율이
높은 사실상의 지주회사가 계열기업에 출자하는 경우가 있다.

계열사간 출자관계가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2가지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이같은 관계가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구축할 수 있게해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로 계열사간 내부거래 촉진과 상호보조 등을 통해서다.

또 기업간 정보흐름의 원활화나 자본비용의 인하를 통해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계열기업간 출자문제에 대한 정부정책의 관건은 출자가 계열기업간
상호보조및 독점적 지위의 남용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것이다.

단 계열사간 정보흐름의 원활화및 자본비용 인하효과를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관련다각화를 위한 계열사간 출자는 정보의 비대칭성 완화및 자본비용
절감효과 등 긍정적인 영향이 크므로 계열사간 출자라는 이유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