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폭락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화 시세가 달러당 1백50엔을 넘어설 경우 위안화 절하와
아시아 위기의 재폭발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일본 정부가 조속한
내수확대및 구조조정 정책에 착수할 것을 권고했다.

뉴욕과 일본에 주재하고 있는 본보 특파원들이 각각 김응한 미시간대
금융연구소장과 다케우치 히로시 장은종합 연구소장을 만나 엔 추락과
아시아및 세계 경제 향방에 대해 긴급 인터뷰를 가졌다.

김 교수는 이 인터뷰에서 "엔화에 이어 위안화 절하도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한국은 결제통화를 다양화하고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등 제2위기에
신속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케우치 소장 역시 "엔 약세와 이에 따른 위안화 절하는 세계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주는 만큼 일본의 부실 금융 정리와 미.일간 공조가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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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케우치 히로시 < 일본 장은종합연구소장 >


- 엔화 환율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마쓰나가 히카루 대장상은 "현재의 엔약세는 일본경제의 펀드멘털을 이탈한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고 사카키바라 대장성 재무관(국제담당
차관급)도 "엔이 지나치게 떨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케우치 이사장은 엔화 전망을 어떻게 보는지.


<> 일본 국내사정으로 보면 엔화는 좀더 떨어질 것 같다.

그러나 지금보다 더 떨어진다면 그때는 일본과 미국이 가만히 있지않을
것이다.

달러당 1백40엔대의 환율은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엔화 약세를 피해 미국으로 돈이 몰려들면서 미국 주가가 뛰는 등 미국에도
버블이 커지고 있다.

엔 약세는 일본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국제경제의 최대 현안이다.

따라서 일본 정부와 선진국들이 외환시장에 개입해서라도 급한 불은 끄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일 시장 상황에 맡겨둔다면 엔화는 당분간 약세 기조를 면키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1백50엔대까지는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1백50엔대를 마지노선으로 보시는 이유는 무엇인가.

<> 일부에서는 시장논리만을 내세워 1백50엔까지도 갈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만일 1백50엔대까지 떨어지면 아시아 경제 전체가 붕괴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세계경제에 핵폭탄과도 같은 충격을 몰고 올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가
불가피해질 것이다.

아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IMF(국제통화기금)개혁 프로그램도 실패로
끝나게 될 것이다.


- 일본 정부는 언제쯤 외환 시장에 개입할 것으로 보는지.

<> 일본만의 시장 개입은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

물론 외환 보유고가 줄어든다는 문제도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일본의 시장개입이 미국 경제에 곧장 충격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기 위해서는 미국채(TB)를 팔아야 하는데
일본이 TB를 팔게 되면 미국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이 연쇄적으로 충격을
받게 된다.

결국 부작용 없이 시장에 개입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일본간의 공조체계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


- 일본 정부는 지난 4월중순 무려 2백억달러를 투입, 시장에 개입했지만
엔 시세 안정에는 실패했다.

인위적인 시장개입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많은데.

<> 대장성에서 시장 개입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는데도 엔화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시장 개입 효과를 불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 경제가 현재와 같은 상태를 계속하는 동안에는 단순한 시장
개입만으로 엔 약세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문제의 근본 원인인 금융기관 정리에 대한 명확한 방침을 내놓은 다음
개입을 하게 되면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 일부에서는 일본 정부가 불황 대책으로 엔 약세를 묵인하고 있다고 지적
하고 있다.

경제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로 엔 약세를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인데.

<> 일부에서는 엔약세가 단기적이나마 경제 성장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수출 기업의 경우 일시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따른 실적 확대가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고.

그러나 효과는 일시적이고도 제한적일 것이다.

엔약세는 동아시아 경제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의 아시아 수출시장도 따라서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말해 엔약세는 일본경제에 엄청난 마이너스 역할을 하고
있다.


- 엔약세로 중국 위안화의 앞날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 엔화가 떨어지면서 중국의 수출 경쟁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부분적으로는 수입 디플레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1백45엔대가 계속될 경우 연말까지는 위앤화도 평가절하가 불가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정말로 우려되는 사안이다.


- 미국은 "강한 달러"를 내걸고 엔약세 현상을 방치하고 있는 것 같다.

자칫 달러 약세가 주가 하락을 몰고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

<> 미국은 "달러 강세가 국익에 도움을 준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

특히 경기과열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재정금융 긴축과 달러 강세를 활용
하고 있다.

그러나 엔약세가 계속된다면 결국엔 미국 금융시장도 불안해질 것이다.


- 엔약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은.

<> 엔 약세가 일어나게 된 근본 원인은 역시 미국과 일본간의 펀드멘틀의
차이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두나라 간의 금리차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측에서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내수 확대를
통한 경기회복"이다.

말하자면 우선 일본 경제부터 살려라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은행을 정리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기존은행의 절반 정도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