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가로 젓는다.

일단 영어실력이 달리고 그다음으론 그 무수한 전문용어에 대해 손을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아마도 국제금융이란 것은 자신과 크게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말은 적어도 수년전 아니 1년전만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요즘 매일같이 신문과 TV는 인도네시아 사태가 어떻고 홍콩과 대만의 주가
폭락이, 또 일본 엔화의 폭락이 우리경제에 가져올 "무시무시한" 파장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일은 다반사처럼 일어날 것이다.

정부는 IMF의 요구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을 전면 개방할
계획이다.

이제부턴 월가의 어느 투자자가 포철주를 팔고 한전주를 샀다는 기사가
조간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국제금융의 움직임에 따라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일본에서 국제금융의 대중화가 이루어진 것을 1960년대 말부터였다.

당시 달러화의 불안과 엔절상 압력이 가중되었고 이어서 70년대 초에는
세계 주요국 통화들이 변동환율제로 이행함에 따라 국제금융은 더 이상
정책당국이나 금융업에 종사하는 일부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상거래를 하거나 해외 사업을 전개하는 사람이라면 필수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대상이 되었다.

IMF 금융위기는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이 세계금융시장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발생했고,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될 것이므로 앞으로 국내외를 구분하는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는 살아남을수 없다.

"실물경제만으로는 한국의 미래는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국제금융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때이다.

학자들은 적정한 수준의 품위를 유지하고자 생소한 학술적인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거나 수시로 고등수학을 사용하는 타성에서 벗어나야 하며,
실무자들은 슈퍼브레인을 가져야만 국제금융에 종사할 수 있다는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영국과 같은 금융선진국의 경우 금융기관이나 기업체에서 옵션 선물 등
금융상품을 실무적으로 다루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졸출신이며 고졸
인력들도 적지 않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대단히 크다.

70년대 우리나라가 무역입국을 추진할 당시 선하증권이다 신용장이다 하는
무역실무 용어들은 종합상사에서 근무하는 엘리트만의 전유물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무역과학의 폐기처분론이 나올 정도로 상식적인 것이 되었다.

이찬근 < 인천대 교수 clcl1022@lion.inchon.ac.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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