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지 못한다"

인터넷서비스 제공업체(ISP)들이 국제통화기금(IMF)한파에 맞서 대대적인
변신에 나서고 있다.

개인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경쟁업체및 PC통신업체들과 전략적인 제휴도
마다하지 않는다.

기업대상의 전용선서비스 확대를 꾀하는 한편 가상사설망(VPN)구축,
인터넷전화 및 인터넷팩스, 인터넷쇼핑몰등 부가서비스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PC통신의 장점인 커뮤니티(가상공동체)와 컨텐트를 강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종전처럼 단순히 인터넷 접속 서비스만 제공해서는 깊은 불황의 골을
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인터넷서비스업계를 둘러싼 여건은 최악의 상황이다.

환율급등으로 인터넷 국제회선을 사용하는 원가부담이 크게 늘어난데다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한 상태다.

대부분의 ISP가 영업에 나선지 이제 2~3년이 지나 초기 설비투자에 따른
부담으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의 넷츠고, LG인터넷의 채널아이등 1만원대 저가형
인터넷서비스가 등장하고 현대정보기술의 신비로가 가격을 인하,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졌다.

두루넷의 케이블TV망, 삼성SDS의 위성인터넷등 새로운 접속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것도 ISP업계의 변화를 가속시키는 원인이 됐다.

ISP들은 기업들의 전용선서비스 가입이 줄지 않고 있는데 그나마 희망을
걸고 있는 형편이다.

ISP들은 서비스 이용자들을 붙잡아 두기 위한 전략짜기에 여념이 없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인프라와 컨텐트의 결합".

회선이라는 인프라위에 PC통신의 장점인 커뮤니티특성 및 컨텐트를
결합시키고 있다.

한국통신의 코넷은 최근 PC통신 나우누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코넷망과
나우누리 서비스망을 연동,두 회사의 데이터베이스와 노하우를 공동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코넷 가입자들에게는 나우누리의 다양한 컨텐트와 PC통신서비스를,
나우누리 이용자들에게는 코넷의 고속 인터넷서비스를 함께 이용할수 있게
한것이다.

ISP끼리 연합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현대정보기술과 제이씨현시스템은 지난 4월 국제인터넷폰사업부문에서
상호협력을 위한 제휴관계를 맺었다.

인터넷서비스 신비로와 엘림네트를 각각 제공하고 있는 두 회사는
현대정보기술이 운영하는 국제인터넷폰 서비스의 영업과 마케팅을
공동추진키로 했다.

한국통신은 한솔텔레컴과 코넷망을 공동이용하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편 ISP들은 전략적 제휴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들의 인터넷서비스에
PC통신이 지닌 장점을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단순히 인터넷 접속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PC통신처럼
동호회를 만들고 채팅도 즐기며 각종 정보를 활용할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서비스의 PC통신화가 가속되고 있는 것은 PC통신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인터넷서비스 개인가입자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에따라 현대정보기술의 신비로는 인터넷상에서 채팅 메일서비스를
지원하고 게시판 동호회 공개자료실 서비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개인사용자의 일정관리부터 홈페이지 제작 북마크 기능도 메뉴에
추가했다.

아이네트의 아이월드도 기업현황 시장정보 게임 등 다양한 컨텐트 제공에
나섰다.

인터넷 접속서비스외에 VPN, 인터넷폰, 인터넷 팩스 등 부가서비스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가입자 유지및 추가수익 창출을 위한 것이다.

아이네트는 이달부터 보안기능을 강화한 "보안VPN"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기업을 대상으로한 인터넷 국제전화서비스를 제공한데
이어 이동전화사업자인 신세기통신(017), LG텔레콤(019)과 제휴, 이동전화를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에도 나섰다.

한국통신의 코넷도 한국통신프리텔(016)의 인터넷폰 서비스를 자사의 망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ISP업계의 다양한 서비스 제공및
다른 업체와 전략적으로 제휴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