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오픈(Soft&Open)" 한국후지쯔에 들어서면 이것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이 회사의 모토를 회사 입구의 유리문에 큼지막하게 새겨놓았다.

사무실 구석구석마다 붙어있다.

직원들 명함에도 들어있다.

안경수사장은 지난 96년 취임하자마자 이것부터 시작했다.

"대형업체의 컴퓨터시스템을 구축해주는 회사, 일본계라서 보수적이고
경직된 조직"(안 사장)이라는 일반인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이런 인상이 회사에 마이너스가 된다고 판단, 한국후지쯔의 모습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모토를 이렇게 만들었다.

이 모토를 실천하기 위해 우선 영업스타일을 유연하게 바꿨다.

후지쯔제품만을 팔겠다는 고집을 버렸다.

고객이 원하면 경쟁업체의 제품도 서슴없이 사다 공급해주기로 했다.

컴퓨터업계의 기존 관행을 과감히 깬 것이다.

은행이나 기업등의 컴퓨터시스템을 구축하는데는 메인프레임 뿐만
아니라 유닉스서버 NT서버등 다양한 하드웨어(HW)가 필요하다.

소프트웨어(SW)도 구매 인사 회계 자산운용 고객관리등 업무에 따라
한두가지가 들어가는게 아니다.

지금까지 컴퓨터공급업체는 대부분 고객기호와 관계없이 모두 자사제품을
일괄 판매해왔다.

서비스체제도 강화했다.

고객의 문의는 전국 어디서든 1시간내 1차응답, 24시간이내 원상복구를
원칙으로 정했다.

물론 휴일도 예외는 아니다.

주요고객의 시스템은 본사상황실에서 원격진단, 이상이 생기면 담당직원
호출기로 자동연결된다.

충주호로 단합대회갔다가 밤11시에 택시타고 서울로 돌아온 일, 관악산
정상에 오르자마자 숨돌릴 틈도 없이 곧바로 내려온 일등 직원들의
에피소드도 많다.

올1월 기상청의 슈퍼컴퓨터에 생긴 이상은 일본 본사가 직접 감지,
한국후지쯔에 연락해줬다.

한국후지쯔는 지난74년 최고수준의 대형컴퓨터업체인 일본 후지쯔가 1백%
출자, 설립했다.

후지쯔 컴퓨터를 판매하기 위해서였다.

본사 명성에 힘입어 백화점, 은행의 고객계, 손해보험, 철강업체등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혀왔다.

2년전에는 고객이 원하는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통합(SI)
업체로 변신했다.

90년대 초반부터는 SW를 개발, 수출하는데 나섰다.

지난해 이 회사가 개발해 일본본사로 수출한 SW는 26억원어치.

올 목표 44억원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특히 본사의 SW개발에도 직접 참여,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지금도 20명의 SW엔지니어가 일본 개발팀에 가있다.

"첨단기술의 서비스제공을 통한 한국정보산업에의 기여"라는 경영이념이
말뿐이 아님을 실감케하는 대목이다.

< 조정애 기자 j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