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에 대한 엔화가치 하락(엔달러 환율상승)은 원화값을 떨어뜨리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부 외환딜러들은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백50엔까지 오를 경우 원달러
환율이 1천5백원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가치 하락은 시장의 불안심리를 조정, 금리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단기적으론 외환시장에 공급물량이 많아 환율이 급등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딜러들은 입을 모은다.

8일 서울 외환시장은 이같은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7년만에 1백40엔대로 진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말(1천3백95원)보다 20원 오른 1천4백15원에
개장했다.

환율은 장중 한때 1천4백16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금융기관들이 달러를
팔아 1천3백97원으로 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주로 1천4백원-1천4백10원 수준에서 움직였다.

체이스맨해턴은행의 김명한 부지점장은 "달러화에 대해 엔화값이
떨어지더라도 원달러환율은 외화당좌예금이 1백억달러에 달하고 직접투자
자금도 꾸준히 시장에 유입되고 있어 쉽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시간을 두면서 천천히 엔달러 환율움직임을 따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스탠더드앤챠터드은행의 홍명식 부지점장은 "원달러환율은 1천4백20원
수준에서 저항을 받을 것"이라며 "그러나 엔달러가 1백50엔까지 이르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 부지점장은 이 경우 적정 원달러 환율을 1천4백50원-1천4백80원으로
예상했다.

엔화가치 하락은 아시아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감을 확산시킬 것이며 국내
기업들은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격을 인하할 것이기 때문에 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산업은행의 문성진 딜러는 "엔달러 환율이 상반기중에 충분히 1백50엔까지
갈수 있다"며 "1백50엔은 원달러 1천5백원 시대를 다시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국제경제연구소장인 프레드 버그스텐도 이날 "엔화가치 하락은
일본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부족 때문에 비롯됐다"며 "1백50엔까지 갔다가
6개월 뒤에나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외환딜러들은 특히 엔화가치 하락이란 외생변수에다 노동계 불안 등 국내
사정까지 복잡하게 얽힐 경우 원달러 환율의 안정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불안을 의식, 가수요가 더해지면 원달러 가치하락은 의외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지적들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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