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개혁정책의 하나인 공기업 민영화가 부처이기주의와 기득권반발 등에
밀려 큰 혼선을 빚고 있다.

더욱이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위원회는 대통령의 방미기간중 개혁 주도권을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위가 한국전력등 1백8개 공기업 민영화방안을
이달말까지 확정키로 한데 대해 산업자원부 등 소관부처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재경부는 공기업 재산을 팔수있는 권한이 현행 정부조직법상 재경부에
있음을 들어 기획위 작업에 제동을 걸었다.

정덕구 재경부차관은 지난 7일밤 기자간담회에서 "공기업 구조조정 등
경영혁신 방안은 기획위가 맡고 구체적인 매각절차는 재경부가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재경부가 세부적인 공기업 매각절차를 시행하면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경부는 정덕구 차관 주재로 8일 오후 공기업경영혁신을 위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한국담배인삼공사등 11개 공기업의 부분민영화 방안을
제시했다.

산자부도 한국전력 등이 민영화될 경우 관할조직이 없어질 것을 우려,
기획위의 완전민영화방안 대신 일부지분매각 등의 안을 제시했다.

이들 부처는 기획위를 따돌리고 한국통신 한국담배인삼공사 등 해외매각대상
공기업의 뉴욕증시(NYSE)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대해 기획위 이계식 정부개혁실장은 "공기업 매각작업을 재경부가
맡는다고 해서 공기업 경영혁신의 주도권을 재경부에 넘겨주는 것은 아니다"
고 밝혔다.

이 실장은 "만약 차관간담회에서 구체적인 공기업 매각방법을 정한다면
앞으로 참석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혼선으로 한국담배인삼공사 경영권 인수에 눈독을 들여온 필립모리스
등 외국기업들은 공기업 민영화 작업이 일단 후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 외국기업들은 9일 오후 열릴 공기업 경영혁신 공청회도 구체적인
시안없이 원론적인 토론에 그칠 것으로 보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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