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노사정위원회가 민주노총이 불참한 가운데 어제 공식 출범했다.

비록 민주노총이 빠지긴 했지만 그동안의 강경자세가 많이 누그러져 조만간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니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고 하겠다.

오랜 진통끝에 2기 노사정위가 첫발을 내디딘 작금의 상황은 5개월전 1기
위원회가 출범하던 당시의 위기상황과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위기의식은 많이 해이해진 것이 사실이다.

정부의 개혁정책이 방향감각을 잃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구조조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특히 노동계의 시위 파업 등 강경투쟁노선이 국가신뢰를 또다시
추락시키고 있다.

때문에 이번 2기 노사정위에 거는 우리의 기대는 각별할 수 밖에 없다.

모든 참여주체들이 눈앞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국가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대화와 협력의 정신으로 위원회를 운영해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무엇보다도 노사정위를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각 경제주체들의 "고통분담"이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2기에서는 1기에서 합의된 사항의 이행방안과 각계가 요청한 새로운
현안들을 우선적인 과제로 다루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부당노동행위 근절,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안정,
공공부문 고용조정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노동계의 요구대로
특별위원회를 구성, 집중적으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서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문제들을 다루다보면
합의 도출에만 급급해 위원회 운영이 자칫 "노동계 달래기"로 변질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예컨대 1차 노사정위에서 합의돼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정리해고제를 다시
거론할 수도 있다는 식의 정부태도가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위원회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서는 이해집단들을 모두다 끌어안고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사정간의 고통분담이라는 위원회의 기본정신을 망각해선
안된다.

노사정위에 또 한가지 당부할 것은 신속하게 사회적 대타협을 끌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노사정위가 모든 노사문제를 일거에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노사관계를 안정시키고 국제신뢰를 다시 회복하는데 노사정간의 대타협만큼
효과적인 수단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먼저 노사문제가 풀려야 외국인 투자문제도, 기업과 정부의 구조조정문제도
풀릴 수 있다.

물론 대타협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부분적으로 특정 참여주체에
다소 불이익이 돌아가는 일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그 때문에 주춤거려서도
안되며 대국적 견지를 이탈해서도 안된다.

1기 위원회가 끌어낸 노사정협약이 벼랑끝 외환위기를 탈출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했듯이 2기 노사정위에서도 외국투자자들은 물론 국민 모두가 우려
하는 노사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대타협이 하루속히 이뤄지길
기대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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