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정치와 경제, 기업경영을 연구하는 전세계 전문
학자와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시아 외환위기의 원인을 분석하고 활로를 모색해보자는 것이 취지다.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하고 범태평양학회(회장 이상문 네브래스카 주립대
석좌교수)가 주최한 이날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위기는 곧 기회인 만큼
구조조정을 과감하게 추진해 성장 잠재력을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빌 클린턴 미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이 축사를 보내오는 등
한.미 양국의 각계 지도자들로부터도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

대회는 3일까지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계속된다.

이날 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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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태평양학회 서울컨퍼런스 참석자들은 정부와 기업의 잘못된 관행이
오랫동안 누적돼 아시아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위기극복을 위해선 금융시스템에 대한 감시기능 강화와 기업의 구조조정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기업의 구조조정에 정부가 간여해서는 안된다는 게 중론이었다.

"아시아 금융위기의 원인과 대응"부문의 토론내용을 정리한다.


<>이상문 회장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아시아지역 기업들은 단기외채에
의존한 경제개발전략을 추구해왔다.

이같은 성장전략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재앙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많다.

여기엔 무분별하게 보증을 선 각국 정부의 책임도 적지않다.

이같은 잘못된 패러다임을 뜯어 고쳐야 한다.


<>김기상 미 미주리주립대 교수 =아시아국가들이 겪고 있는 경제 위기는
거시적 불균형이 초래한 결과는 아니라고 본다.

이번 외환위기를 기회로 기업들이 재무구조를 건전화하고 차입경영을
지양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정부차원에서는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중앙은행의 독립을 보장해줘야 한다.

민간기업들의 구조조정에는 인위적으로 간섭하지 말고 철저하게 시장경쟁
원리에 맡겨야 한다.


<>헤럴드 프로프 독일 다름슈타트대 교수 =독일의 관점에서 봤을때 아시아의
발전모델은 실험적이었으며 현재로는 실패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잘못된 투자는 어느 나라에서나 존재해 왔다.

다만 위험관리(risk management)체제가 부실했던 것은 큰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감독및 감시기능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다무라 도시유키 도쿄 도립대 교수 =일본기업들은 장기전략하에 점진적
변화(kiazen)를 추구해 왔다.

이를 통해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급변하는 기업환경에서는 정보기술 등을 활용한
리엔지니어링 등 단기적인 경영혁신이 필요하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기업들도 다운사이징 아웃소싱 리엔지니어링 등을
통해 단기 경영전략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하이케 프로프 독일 만하임대 교수 =아시아지역에서는 기업경영이 신뢰.
감정.느낌 등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후기자본주의 사회는 "정"에 이끌린 경영보다는 지식과 정보를 주무기로 한
경영이 성공을 거둘 것이다.


<>헤럴드 프로프 교수 =아시아 기업들은 지금까지 추구해온 확대.팽창전략을
버려야 한다.

일반화보다는 전문화가 경쟁력을 갖는 시대가 왔다.

덩치가 큰 대기업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해 결국 도태한다.

적은 자본과 아이디어로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벤처창업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라야마 모토후사 일본 지바대 교수 =외환위기극복을 위해선 일본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본은 최근의 엔저를 방치하고 있으며 관료주의 연공서열 종신고용
등 오래된 문제를 고치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 정신이 결여된 점도 있다.

이같은 사회문화적 배경이 경제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 정리=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