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은 속도의 함수라기 보다 효율의 함수다.

얼마나 빨리 하느냐 보다는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나 정부가 요구하는 건 "속도"다.

그래서 각 기업들은 효율을 높이면서도 구조조정을 빨리 가시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앞다퉈 찾고 있다.

회사를 쪼개서 파는 "스핀오프"방식이나 건물을 재매입하는 조건으로
매각하는 "세일 앤드 리스 백"방식 등은 이 과정에서 생겨나고 있는 구조조정
아이디어들이다.

<> 스핀오프(spin-off) =사업부를 독립시켜 분할매각하는 구조조정방식이다.

쌍용은 용평리조트를 이 방식으로 정리하려하고 있다.

골프장 콘도 스키장 등을 사업부로 각각 독립시켜 원매자를 찾고 있다.

쌍용은 용평리조트 전체를 팔 때 보다는 훨씬 매각이 쉬울 것으로 보고
있다.

<> 종업원 지주회사로 분리 =최근 구조조정의 "모델 케이스"로 부상되고
있는 현대전자의 경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회사는 한계사업으로 분류한 PC와 비디오CD 등의 사업에서 이 방식을
채택했다.

종업원들이 직접 출자해 독립적인 벤처기업으로 재출범시킨다는 것이다.

현대전자는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이 방식을 도입했다.

독립된 회사는 상당기간 현재의 시설과 현대 브랜드 등을 이용토록 할
계획이다.

<> 세일 앤드 리스 백(Sale and Lease Back) =유통업체들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요즘 채택되는 방식이다.

매장건물을 제3자에 매각한 뒤 임차료를 내고 운영하다가 일정기간이
지난후 재매입할 수 있도록 계약하는 것이다.

투자자에게는 안정적인 임대료 수입을 보장하고 매각하는 기업에는 재매입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프라이스클럽 지분 매각시 이 방식을 채택한 뒤 국내 다른
유통업체들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빚 탕감식 매각 =부채규모가 큰 기업의 매각을 원활히 하기 위해
채권금융기관이 매입자에게 일정 정도 부채를 덜어주는 방식.

한라펄프제지를 인수키로 한 미국의 보워터사는 국내 20여개 금융기관을
설득, 한라펄프 대출금의 절반수준인 1천억원 가량의 빚을 탕감 받았다.

지난 2월 대우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할 때 금융기관들이 상환이자를 일반
이자보다 3~5%포인트 낮은 우대금리를 적용한 것도 넓은 의미에선 같은
방식이다.

인수기업으로선 싼값에 매입할 수 있어 좋고 금융기관으로서는 부실기업의
정리가 지진부진한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점에서 선호하고 있다.

이밖에 사업 매각(대상의 라이신사업 매각 등), 합작사에 지분 매각(대우의
카자흐스탄 국영통신업체 지분매각 등), 합작회사 설립(LG화학-다우케미컬
등) 등도 최근 각 기업들이 구조조정의 효율과 속도를 높이기 위해 택하는
방식들이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