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의 약세행진은 매우 걱정스런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우선은 그렇지않아도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우리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증시주가는 11년만의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지수 300선이 위협받고 있고
안정기미를 보이던 원화환율도 오름세로 반전돼 제2의 외환위기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엔화값이 떨어지면 우리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반도체 철강 조선등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주력상품의 수출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우려다.

여기에 엔약세로 인해 일본의 금융불안이 심화돼 일본계은행들의 한국에
대한 채무상환연장이 차질을 빚을 소지도 있다.

또 달러강세에 따른 원화평가절하로 금리인하노력에 찬물을 끼얹지않을까
하는 것들이 우리가 우려하는 파장들이다.

그러나 더욱 걱정스런 것은 가뜩이나 사경을 헤매고 있는 아시아 경제의
혼란을 부추겨 세계경제를 혼미상황으로 몰고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엔화약세가 지속될 경우 중국의 위안화나 홍콩달러의 평가절하를 유발시킬
우려가 있다.

그럴 경우 아시아금융시장은 또 한차례의 홍역을 치르게 될 것이다.

이 경우 아시아경제의 혼란에 그치지않고 세계경제의 위기상황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만약 엔화약세로 일본이 미국내 금융자산을 회수해갈 경우 미국의 증시
침체와 금리상승 등을 유발할 것이다.

세계경제의 버팀목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경제가 흔들릴 경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런 최악의 상황까지도 염려하고 있는게 오늘의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엔화안정을 위한 미국 등 선진국들의 긴밀한
정책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우선 지적하고 싶다.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엔화폭락의 도화선이 된 것으로
전해진 미 루빈 재무장관의 달러당 1백50엔 용인발언의 배경도 이해하기
힘들다.

물론 국제사회의 협력이전에 일본 스스로 내수경기부양 등 경제안정을
위한 노력을 적극화해야 한다.

우리야말로 그러한 세계경제의 협조에 기댈수만은 없다.

엔화약세가 가져올 파장을 면밀히 검토하고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금융불안과 기업도산, 실업급증과 노사문제 등이 현안으로 떠올라 있는
상황에서 엔화약세라는 악재가 겹쳐 자칫 제2의 외환위기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

자력으로 대처할 마땅한 대책은 제한적이지만 무엇보다도 수출에 미칠
파장을 최대한 예방할 길을 찾아야 한다.

또 외환수급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선진국들의 2선지원을 조기에 실현시킬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추진중인 경제의 구조조정을 앞당겨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것이다.

아울러 이를 효율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각 경제주체들의 협력, 즉 고통
분담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해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8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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