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수도 브뤼셀 인근에 뫼즈계곡이 있다.

일찍이 비료공장 제철공장 화력발전소 등 수많은 공장이 들어섰다.

1930년12월 이곳에 바람이 불지않고(무풍) 기온이 역전하는 현상이 3일간
계속됐다.

공장에서 나온 각종 산화물 화합물 분진 등으로 대기오염이 심해졌다.

급성 호흡기장애, 기관지 천식 등으로 63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인류는 지난 1세기동안 대형 대기오염사고를 대충 여섯차례 경험했다.

첫사건은 1880년2월 영국 런던에서 발생, 1천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두번째는 뫼즈사고이고 그다음 런던에서 1952년12월, 56년1월, 62년12월
세차례, 그리고 미국 뉴욕에서 63년1월 발생했다.

서울의 공기오염을 우려해왔지만 조수헌 교수팀(서울대 환경의학연구소)의
최근 연구발표는 충격적이다.

서울에서 오존주의보가 내려진 다음날 사망률이 평상시보다 7%나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미 사망에 오존이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오존은 특유의 비린내가 나는 청색을 지닌 기체다.

20~25km 상공에 비교적 농도가 짙게 분포되어 있는 오존층은 태양 자외선을
흡수해 생명체에 이로운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자동차에서 나오는 질소화합물,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이 햇빛과
광화합반응을 일으켜 생기는 지표의 오존은 해를 입힌다.

주의보 수준인 0.12PPM에서 눈이 따갑고 호흡기에 자극증세를 느낀다.

경보수준인 0.3PPM이상에서 여러시간 이상 노출되면 폐에 출혈과 폐수종이
생긴다는 보고가 있다.

대규모 대기오염사고의 공통점은 나빠진 공기에다 무풍과 대기역전현상이
함께 했었다.

미국은 오존경보기준을 96년부터 0.08PPM으로 낮추었다.

독일은 오존이 기준치를 넘어서면 8년 이상된 자동차의 운행을 중단시키고
일반도로상에서 주행속도를 시속60km가 못넘게 한다고 한다.

서울의 공기는 고온 무풍 대기역전이 겹치면 언제라도 오존발생이 급격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당국은 주의보나 경고발동에 그치지 말고 기준치도 보다 낮추고 자동차운행
제한 등 과감한 대책을 펴야 한다.

생명을 바람에만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