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대외지불유예(모라토리엄) 전단계로 평가되는 대외거래 일시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한국도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당장 인도네시아에 투자된 금융기관과 국내기업의 돈 56억8천만달러의
돈이 회수불능이 된다.

여기에 연간 76억달러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교역규모도 위축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인도네시아사태 확산은 불안하기만한 국내 금융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쳐 환율을 다시 상승시킬 요인으로 작용할게 분명하다.

인도네시아사태는 경제개혁의 지지부진으로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는 한국에 기름을 끼얹은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15일 자국은행을 영업정지시키고 대외거래를 중단
시켰다.

이에따라 인도네시아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루피화의 거래가
끊겼다.

물론 인도네시아가 대외지불금을 갚지 못하겠다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금융거래가 전면 중단된 점을 감안하면 인도네시아는 사실상
모라토리엄 상태로 봐도 무방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도네시아 사태의 확산은 국내 경제에 여러가지 영향을 미친다.

당장은 인도네시아에 투자된 자금의 회수가 불투명해진다.

지난 2월말 현재 국내금융기관들이 인도네시아기업과 현지 국내기업에
빌려준 돈은 44억5천만달러에 이른다.

지난해말만해도 58억달러(지난 1월말은 55억달러)에 달했으나 그나마 줄은
규모다.

인도네시아 사태가 확산되면 이 돈의 이자는 물론 원금도 회수가 불가능
하다.

그렇게되면 이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은 심각한 외화유동성 부족현상에
시달려야 한다.

한푼의 달러화가 아쉬운 한국금융기관에 44억달러라는 돈은 크다.

자연히 국내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국내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직접 투자한 돈도 12억3천만달러에 이른다.

인도네시아 사태가 진정되면 원금은 회수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투자이익이 줄어드는 만큼 해당 기업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수
밖에 없다.

56억8천만달러의 유동성이 인도네시아에 묶이는 셈이다.

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에 35억4천만달러를 수출하고 41억달러를
수입했다.

비록 무역역조이기는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원자재수입시장으로서의 구실을
톡톡히 해왔다.

따라서 인도네시아사태가 장기화되면 수출기업의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운다.

펄프 등 원자재수입이 중단되면 수출기업의 어려움은 가중될수 밖에 없다.

이같은 영향은 결과적으로 국내금융시장에 파장을 가져온다.

외국인들은 아시아시장을 같은 범주로 분류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한국을 같은 선상에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철수는 곧바로 한국철수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

실제 외국인들은 인도네시아 인근국가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철수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곧바로 한국에 파급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현상을 반영, 이날 싱가포르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 1년만기
원-달러환율은 달러당 1천7백1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날의 1천6백75원보다 45원 높은 수준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환율은 달러당 1천4백43원까지 올랐다.

만일 인도네시아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달러환율은 달러당 1천5백원을
순식간에 돌파할 것으로 외환딜러들은 보고 있다.

그렇게되면 미지근하기만한 한국정부의 경제개혁에 싫증은 느낀 외국인들이
등을 돌려 한국금융시장은 겉잡을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