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컨설팅업체에는 이번주들어 13일까지 불과 3일동안 거래기업의 경영진단을
해달라는 은행들의 컨설팅의뢰가 4~5건 쏟아졌다.

지난 10일 김대중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이달말까지 회생기업을
판정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C사는 이런 "DJ특수"를 반기기는 커녕 긴 한숨만 내쉬었다.

예외없이 "1주일안에 끝내달라"는 단서를 달고 있었기 때문이다.

"2~3개월동안 밤새며 매달려도 어려운데 그건 불가능합니다"

부실기업의 판정 역시 부실화될게 뻔하다고 이회사 사장은 덧붙였다.

더욱 중요한건 이런 스피드광식 구조조정이 미치는 역효과다.

"외국투자자들은 정부가 기업들을 몰아치는 속도와 정비례해서 M&A값을
깎고 있습니다. 몇달전까지도 1만달러 받을수 있던 매물이 이달들어선
6천달러로 내려갔죠. 이제는 4천달러에도 안사겠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그는 "왜 이런식의 난폭운전을 하는지 이해할수 없다"고 말했다.

은행 경영평가를 맡고 있는 또 다른 컨설팅업체의 임원도 "총알실사"의
진의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정부가 정답을 이미 만들어 놓고 요식절차로 실사를 맡기는게 아닌가
의심마저 들 정도"라고 털어놨다.

기업평가 당사자들이 ''납득할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던 바로 그 시간에
윤원배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13일 열린 한 금융간담회에서 이렇게
강조하고 있었다.

"구조조정은 "투명한 실사"를 통해, 누구나 "납득할수 있는" 민주적 시장
경제원칙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노혜령 < 산업1부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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