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성장기에서 저성장기로 접어든 국내 기업들에는 매출액 성장이나 이익
증대라는 양 경영보다는 질 경영의 목표 마련이 시급하다.

선진국에서 이러한 질경영의 기준으로서 운영되는 EVA경영은 포항제철이나
LG 등 몇몇 국내 기업에서 이미 도입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로 정착되어 가는 EVA경영의 의의를 살펴보면 크게 다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EVA경영은 가치창조경영(VBM:Value Based Management)이다.

기업의 목표를 경제학적 관점의 "이윤극대화"가 아닌 재무관리학적 측면의
"기업가치의 극대화"로 보는 시각이 대두되어 왔다.

여기서 기업가치란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일정기간 기업의 매출및 투자후
남은 현금)의 가치로 정의를 내릴 수 있다.

EVA는 바로 이 현금 흐름과 자본비용을 고려하여 수익성과 자본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성과 평가지표이다.

따라서 EVA경영은 측정된 EVA를 기준으로 실적이 우수한 사업과 미래
유망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한계사업의 정리를 통하여 현금흐름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수익중시경영이며 가치를 창조하는 경영이다.

둘째 EVA경영은 주주중시경영이다.

기업가치의 극대화는 일정 비율의 타인자본을 가정하는 경우 자기자본가치
(주주부)의 극대화를 의미하며, 이는 다시 주식가치의 극대화로 직결된다.

즉 EVA가 추구하는 기업 현금흐름의 극대화는 기업 경영의 최종 위험
부담자인 주주의 이익극대화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EVA는 기존 손익계산서에 기반을 둔 주가수익비율(PER)
이나 주당순이익(EPS) 등 다른 투자분석지표보다도 더 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대차대조표까지 연결시킨 투자분석지표
로서 국내외적으로 선호되고 있다.

셋째 EVA경영은 책임경영이다.

EVA는 경영자의 성과 평가와 보수 및 보상을 연계함으로써 인센티브를
통한 동기부여를 도모하여 경영자로 하여금 주인의식을 가지고 책임경영을
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기존 경영지표가 기업 내 사업부에 따라 상이한 목표를 일일이 반영
하지 못하는데 반해 EVA는 전 사업부에 단일화된 경영성과 평가지표를
제공함으로써 EVA의 증대라는 공통의 목표를 제시해 줄수 있다.

EVA경영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저성장.고경쟁 시대를 맞이한 국내 기업들은 과거 외형적 성장
위주의 경영에서 탈피하기 위하여 발상의 전환과 함께 새로운 척도가 필요
하다.

이러한 점에서 EVA경영은 현금흐름의 극대화라는 양적 확대(성장성)와
자본의 효율성 향상이라는 질적 확대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바람직한
경영방식으로 "새로운 잣대"를 제공할 수 있다.

임동춘 < 현대경제연 경영분석실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