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문제에 관한 한 노동계와 경영계 입장은 엇갈리게 마련이다.

의견이 일치하는 때보다 대립하는 때가 많다.

때로는 언성을 높이기도 한다.

하지만 산에 오르면 달라진다.

모두 친구가 된다.

매월 세째주 토요일 산에 오르는 "노고지 산악회"가 바로 그렇다.

이 산악회는 한국노동연구원의 "노사관계 고위지도자과정" 수료생
3백50여명으로 구성됐다.

모임 이름은 "노사관계"의 "노"자와 "고위"의 "고"자, "지도자과정"의
"지"자를 따서 "노고지"라 지었다.

회원중에는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다.

나이 많은 사람도 있고 나이 적은 사람도 있다.

물론 모두 고위지도자과정을 마쳤다.

보다 중요한 공통점은 한결같이 노사문제에 관한 일을 한다는 점이다.

회원들이 학연 지연 혈연을 따지지 않고 쉽게 어울릴 수 있는 결속력은
여기서 비롯된다.

"노고지"는 지난 4월18일에는 북한산에서 25번째 산행을 했다.

산악회 모임이 꾸준히 발전해 온 것은 고위지도자과정 총동창회장인 박홍섭
근로복지공단이사장, 노무현 국민회의부총재, 한동관 연세의료원장과 산악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서경석 동원기획대표 등이 적극 후원하고 참여했기
때문이다.

6기 회장인 구자관 삼구개발사장은 산행때마다 교통편을 제공하고 있다.

총무인 공인중개사 구건서씨는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한다.

산행을 하다 보면 잊지 못할 일도 많이 발생한다.

지난해 10월에는 당일치기로 설악산에 올랐다가 사고를 당했다.

산행도중 회원 한 명이 발을 잘못 디뎌 계곡으로 굴러 떨어진 것.

회원들은 즉각 짐을 내려놓고 구조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산세가 워낙 험해 쉽지 않았다.

8시간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힘을 합친 끝에 간신히 구조에 성공할 수
있었다.

회원들은 이 사고를 계기로 "화합"의 중요성을 새삼 절감했다.

"노고지 산악회"회원들은 종종 노사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인다.

정책세미나를 열거나 해외노사관계연구회 산재보험연구회 등을 통해
노사문제 해결의 방법을 찾아낸다.

불황으로 인한 대량실업시대를 맞아 어느때보다 노사화합이 절실한 이때
"노고지"회원들은 산행을 통해 화합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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