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춘 < 현대경제연 경영분석실장 >


작년 12월 3일 이후 "한국"이라는 중년의 며느리는 IMF와 IBRD라는 새로
맞이한 두 시어머니 밑에서 지독한 시집살이를 하고 있다.

그들의 요구는 한마디로 사고방식의 전환이다.

즉 이전에 가졌던 사고방식(로컬 스탠더드)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사고
방식(글로벌 스탠더드)을 전면적으로, 그리고 짧은 시일 내에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글로벌 스탠더드(세계표준)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단일화된 세계시장에서 공통의 기준으로서 통용되는 규범이다.

세계표준은 크게 두가지 종류로 구분될 수 있다.

하나는 ISO(국제표준화기구) 인증과 같이 표준화 기관의 승인에 의해
규정된 표준인 공식적 표준(de jure standard)과 다른 하나는 경쟁을 통해서
사실상 시장의 대세를 차지하여 표준화된 사실상의 표준(de facto standard)
이다.

세계표준은 작게는 첨단산업의 기술에서 크게는 금융 및 회계를 포함하는
경제 전반의 시스템에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개방경제 하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생존을 위해 반드시 수용해야 하는 필요조건인
것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는 강자의 논리이며 기준이기 때문에 시대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80년대 일본의 경제 전성기에 일본식 경영방식이 사실상의 표준이었다면,
현재는 미국의 로컬 스탠더드가 바로 세계표준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식 경영방식의 도입을 강력히 요구받고 있으며 그 결과
한국 경제는 올해 말이면 어떤 나라보다도 앞선 개방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다.

개방체제가 성공만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최근 태국의 경우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금융위기 이전 태국은 환율제도를 제외한 모든 제도에서 개방성이 높은
국가로 평가를 받아 왔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다가오는 개방체제에 대비할수 있을까?

IMF와 IBRD가 요구하는 글로벌 스탠더드는 이에 대해 총론적인 면에서
크게 두가지 의미를 전달해 주고 있다.

첫째는 투명성의 강화다.

투명성은 사회 전반의 기조를 이루는 원칙과 법규를 성실히 준수하고
이행함으로써 그 빛을 발할수 있다.

정부의 정책결정에서, 금융기관의 대출심사에서, 그리고 기업의 경영활동
에서 원칙적인 운영을 통하여 투명성을 강화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한국
경제의 신용을 회복하고 국가 경쟁력을 제고할수 있다.

둘째는 모든 경제주체의 경쟁력 제고이다.

즉, 금융과 실물경제를 지휘 통제해온 정부는 시장경제원리에 배치되는
과도한 간섭과 규제를 제고하여 서비스 차원에서 정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금융기관은 전문적인 신용평가를 바탕으로 한 대출심사능력을 배양하고
기업은 과다한 차입경영과 무리한 사업확장을 지양하고 핵심역량의 분야를
선택하여 집중 육성해야 한다.

노동자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할수 있도록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

투명성과 경쟁력의 양대 기반 위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의 도입은 치열한
적자생존의 개방경제 세계에서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정부 금융기관 기업및 가계등 모든 경제주체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도입하되
한국식으로 내재화함으로써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가올 개방체제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