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공기관 금융기관 기업등의 밀레니엄 버그(컴퓨터 2000년문제,Y2K)대
응이 총체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처시기가 워낙 늦은데다 그동안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해온 기업이나 공
공기관도 테스트과정에서 오류가 확인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테스트중 전산시스템이 마비되는등 치명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
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2000년 첫날 사회전반에서 "전산재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
으로 우려된다.

대기업 그룹의 종합무역상사인 D사.

지난 1년여동안 프로그램수정작업을 통해 밀레니엄버그문제를 모두 해결했
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최근 외국계 컴퓨터업체의 Y2K테스트시스템을 적용해보고
는 비상이 걸렸다.

날짜가 엉뚱하게 표시되는가 하면 일부 파일이 깨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 시중은행도 자체적으로 Y2K문제 해결을 위한 연도표시변환을 진행해왔다

작업을 끝내고 테스트를 했으나 상당수의 프로그램에서 날짜인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은행은 한국IBM에 부랴부랴 문제해결을 의뢰, 처음부터 다시 작업에 들
어갔다.

한국전산원은 최근 김포를 비롯한 김해 청주 광주 강릉등 주요 공항을 대상
으로 Y2K문제 해결여부에 대한 실사를 벌였다.

그 결과 김포를 제외한 나머지 공항에서 아직 해결안된 부분이 상당수 발견
됐다.

항공기운항 및 관제와 관련된 부분은 이상이 없었으나 발권 화물탁송 등의
업무는 혼란이 빚어질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공장 빌딩 발전소 통신 선박 등의 자동화설비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자동화설비에 내장된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대부분 Y2K문제를 안고있는 16비
트이하의 용량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전산시스템에만 관심을 가질뿐 아직 이 분야에는 손
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0년 첫날 자동화설비 대부분이 가동중단되거나 제어불능상태에 빠질 위
험성이 크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제어기기를 교체하거나 설비공급업체를 찾아 해결을
요구하는 방법밖에 없다.

정부의 대응은 더욱 늦다.

지난달초에야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실태조사에 들어간게 전부다.

올해 배정된 정부예산은 겨우 57억6천8백만원.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SPA는 우리나라의 이같은 미숙한 대응으로 나라 전체
의 Y2K해결비용은 무려 90억달러(약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전산원은 8천3백억~9천억원으로 추정)

반면 대만정부는 이미 "컴퓨터 2000년 문제지침"을 마련하고 기민하게 움직
이기 시작했다.

이 지침은 경제분야 정부기관은 올해말까지, 다른 기관은 내년 6월말까지
Y2K문제 해결을 마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Y2K문제해결에 나선 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의 15~20%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미국은 백악관에 이 문제를 전담할 위원회를 설립,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민
간기업의 문제해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진척도를 점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이미 늦었다"고 말한다.

이들은 전체 업무 가운데 컴퓨터 의존도가 가장 높은 부문부터 가려내 그것
부터 해결하라고 조언한다.

전문업체에 맡기는게 좋다.

Y2K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했다고 단정하다가는 더 큰 화를 부를수 있다.

반복적인 테스트를 통해 기능에 이상이 없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Y2K문제해결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지금이라도 빨리 시작하는 길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한우덕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