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모든 나라, 사람들이 애창하는 "홈 스위트 홈"을 작곡한 존 하워드
페인은 한 번도 가정을 가져 본 일이 없는 방랑자였다.

그는 1851년 한 친구에게 "가정의 기쁨을 자랑스럽게 노래한 나 자신은
바른 말이지 아찍껏 "내 집이라는 맛을 모르고 지냈으며 앞으로도 맛보지
못할 것이요"라는 편지를 보낸 다음해 튀니스의 거리에서 객사했다.

"왕이건 농부이건 가정에서 기쁨을 찾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던
괴테 역시 평생 가정을 갖지않아 그 기쁨은 알지도 못했던 인물이었다.

역설적이긴 해도 가정의 중요성은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는 사람보다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더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랫동안 가족주의 혈족주의를 유교적 전통속에서 살아온 한국인처럼
가정을 중시하는 국민도 없을 것이다.

과거의 대가족이 핵가족으로 바뀌고 가족윤리도 서구적으로 크게 변했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의식속에는 유교적 관념이 깊게 뿌리박혀 있다.

우리에게는 지금도 "조상"은 "뿌리"이며 "자손"은 "생명의 연장선"이라는
관념이 없어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유교적 가족의식은 아직 강하다.

그런데 최근 대량실업사태가 이어짐에 따라 가정상담단체에는 배우자의
실직이나 부도로 인한 가출 이혼 자녀교육포기 등 가정이 뿌리채 흔들리는
상담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협의 이혼 신청은 지난해 11월 4백72건에서 3월에는 7백84건으로 66%나
늘었다는 것이 서울지방법원의 집계다.

특히 동반 자살을 하는 가족의 보도를 보면 충격을 금할 수 없다.

가장들이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변화의 물줄기를
좋은 쪽으로 바꾸려는 자세만 확립되면 가정이 모든 생활의 근원지로서
부활하고 가장의 권위가 향상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왠지 사회의 기초단위인 가정이 마구 흔들리는 것 같은 불안은
떨쳐버리기 어렵다.

세태를 반영하듯 오는 5일 어린이날에는 예년보다 어린이 위주의 행사가
줄고 "아빠기살리기" "아빠자랑" 등의 행사가 늘어났다는 소식이다.

가족의 사랑으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그동안 돈버는 기계역할만
했던 가정들이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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