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뽀얀 물안개가 내려 앉는다.

고요.

어디선가 이름없는 새의 울음소리가 새벽공기를 가르며 귓가를 스친다.

정녕 이곳이 무릉도원이 아닐까.

저수지 모퉁이에 찌를 내리고 기다리고 있노라면 온갖 시름과 상심이
잊혀진다.

세월을 낚는 사람들.

어깨너머로 건네주는 모닝커피의 향이 정겹다.

"월척 낚아야죠".

월척이 대수인가.

서로 어깨를 토닥거리며 나누는 정다운 미소.

이것이 바로 세상살이의 참 맛 아니겠는가.

동부화재 낚시부는 바로 이런 사람들의 모임이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요즘같이 삭막한
세상살이에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아니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임이 이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여튼 우리는 봄 가을에는 꼭 출조를 나간다.

보통 한번 나가는데 20~30명이 모인다.

가끔 얼굴을 비치는 직원을 합치면 전체 회원은 대략 50명정도.

회원 구성도 다양해 회원들이 모두 모이면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을 정도다.

기능직에 종사하시는 분도 있고 영업, 보상, 관리 등 전 분야가 망라돼
있다.

그래서 뒤풀이 때는 다양한 의견과 정보가 오간다.

동부화재 낚시부가 회사를 대표하는 동호회로 성장하기까지에는 법인
영업부문을 맡고 계신 한 유 부사장의 관심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

한 부사장은 바쁘신 중에도 모임에 꼭 참석해 직원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또 낚시부를 얘기할때 빠뜨릴 수 없는 분이 낚시부를 만들고 키운 남상기
이사(중부영업본부장)다.

그리고 구본섭 과장, 박우수 과장, 김남이 과장 등이 모임때마다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우수회원들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