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안전공단 서울지사교수 이응학

시승차가 성산동에 위치한 자동차 검사소에 도착했다.

마침 운전정밀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들이 구경하느라 모여들어 어느새
싼타모LPG는 포위되고 말았다.

"휘발유값이 너무 올라 요즘에는 LPG차량이 최고"라는 얘기가 주위에서
들린다.

운전석에 앉기 전에 한바퀴 돌아보니 잘 빠진 몸매가 마치 물찬 제비를
연상시킨다.

알루미늄 휠은 타이어의 자태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운전석에 앉았다.

승합차라는 느낌보다는 고급 승용차를 탄 것 같은 안락함이 있다.

탁트인 넓은 시야가 한눈에 들어오고 넓은 실내공간을 보니 일반승용차
이상의 차라는 느낌이 확실해진다.

안내하는 사람이 시트를 펼치니 편안히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다.

2열을 접으니 테이블로 바뀌고 이동집무실로 사용할 수 있게 변했다.

고급 승용차 못지않게 가꾼 미려한 내부 디자인과 안락한 승차감은 차의
품격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과연 성능은 어떨까.

시동키를 돌리니 기다렸다는 듯이 엔진이 힘차게 심장박동을 시작한다.

그동안 가솔린 차량만 운전했지만 LPG 엔진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느낌이다.

일반적으로 LPG엔진이라면 힘이 달리고 가스가 폭발할 위험이 있으며,
가스냄새 등으로 인해 운전자의 건강을 해친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내가 타본 경험으로는 전혀 그런 염려를 하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이다.

판매업체인 현대자동차써비스 담당자는 "LPG봄베가 트렁크 안에 장착된
다른 차에 비해 싼타모LPG는 연료탱크가 차체 외부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후방추돌시에도 안전하다"고 설명한다.

가스 누설시에도 근본적으로 가스가 실내로 유입되지 않는 구조여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일단 시승에 나섰다.

서울시내에서는 달릴만한 곳이 만만치 않으니 자유로를 지나 행주산성으로
목적지를 정하고 출발했다.

조심스럽게 가속페달을 밟으니 마치 얼마든지 힘차게 박차고 나갈 수
있다고 비웃는 것 같은 반응이다.

자유로에 들어서니 가속페달에 힘이 갔다.

어느새 시속 80km를 넘어 1백km에 접근했다.

주변에 차량이 별로 없었고 시승하는 입장이다보니 힘껏 달려보기로 했다.

싼타모는 LPG차량이 힘이 없다는 내 인식을 뒤집으려는 듯이 미끄러지게
달려나갔다.

전방 시야에 나타난 무인 속도측정기 설치 안내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탁트인 전방시야 때문인지 유난히 눈에 잘 띈다.

그동안 승용차를 주로 운전했던 나는 승합차를 운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을 정도로 운전이 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유로를 빠져나와 행주산성으로 향했다.

"오르막길에서는 어떨까, 승용차보다 차체가 크니 올라갈 때 힘이
들텐데..."

하지만 싼타모LPG는 나의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힘차게 올라간다.

차를 오르막 중간에 세운 뒤 언덕길에서의 출발은 어떤지 확인하기로
했다.

역시 힘이 좋았다.

"새차니까 그런게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고 "이 차로 운전시험을 본다면
경사로 시험에 떨어질 사람이 없겠다"하는 생각도 들었다.

행주산성 중간에 걸터앉은 싼타모LPG의 모습은 마치 과거와 현재가
잘조화를 이루듯이 보기에도 좋았다.

가기 싫어하는 싼타모를 달래며 왔던 길을 기분좋게 되돌아 왔다.

요즘에는 자동차를 출퇴근 뿐만 아니라 레저용으로 가족과 함께 사용하는
빈도가 많아졌다.

애가 셋인 나는 애들이 크면서 차가 비좁다는 느낌을 자주 받아 왔는데
이 차가 그 문제를 해결해줄 것 같다.

특히 IMF시대에 자동차 유지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비가가솔린
대비 3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아주 경제적이다.

게다가 중형승용차에 비해 전혀 손색없는 승차감과 편리성은 운전자를
매혹하기에 충분하다.

싼타모LPG는 1가구 2차량 중과세 대상이 아니어서 세컨드카로도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