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박사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사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와 "일본판 빌 게이츠"의 만남이다.

개인적으로 두사람이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최근 한국을 다녀간 토플러 박사와 손사장이 일본에서
자리를 함께 하도록 주선했다.

세계는 정보화를 위해 어떤 길로 가야 하고, 그 과정에서 한국은 무엇을
해야할지를 들어보기 위해서였다.

대담에서 토플러 박사는 "한국의 정보화 열기에 놀랐다"는 말로 첫마디를
꺼냈다.

지금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사항을 이행하느라 고통을 겪고 있지만
긴 안목에서 보면 한국은 찬스를 맞고 있다는게 토플러박사의 시각이었다.

손 사장 역시 "지금이 한국에 투자할 타이밍"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회장과 손잡고 한국투자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에서 일가견을 인정받고 있는 두사람 모두 한국의
앞날에 후한 점수를 매긴 셈이다.

도쿄시내 니혼바시(일본교)에 있는 소프트뱅크 사장실에서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토플러 박사와 손 사장의 대담내용을 간추린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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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플러=지난 7일 청와대에서 김대중대통령과 정보화와 관련된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정부고위관계자들도 여러사람을 만났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연설도 했다.

재계인사들과 정보화관련사업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IMF 한파속에서도 한국의 정보화에 대한 열기는 한마디로 대단했다.

대통령이 정보화에 대해 대단한 의지를 갖고 있는게 특히 인상적이었다.


<>손정의=대통령선거가 끝난 다음인 지난해 12월9일 김대중 당시 당선자를
만났었다.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금융위기로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상황에서도 김대통령은 정보화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정보화에 대해 한국 만큼 열기를 갖고 있는 나라는 없다.

일본에서도 한국과 같은 열기는 찾아볼 수가 없다.


<>토플러=정보화에 대해 충분한 인식을 갖고 있는 김대통령과 비전을 공유
하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정부의 정보화정책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조언을 해주기로 했다.

신정부의 정보화정책 기획에 참여하기로 한것도 바로 그런 맥락에서다.

한국은 어느나라 보다도 잠재력이 큰 나라다.

IMF 위기를 벗어나 다시 도약할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지금은 어렵지만 한국은 오히려 찬스를 잡았다고 할수도 있다.


<>손정의=김대통령에게 "한국식 정보화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IMF라는 "겨울"이 지나고 난 뒤에 다가올 "봄"에 대비해 정보화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컴퓨터를 대학입시과목으로 선정하고 인터넷 등 정보하이웨이의 이용을
무료화 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정보화의 필요성과 실행계획에 대해 김대통령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은 정보화사회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토플러=한국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보기술을 제대로 활용
해야 한다.

국민회의는 정보화관련 전문가 30여명으로 구성된 한미정보화추진기획단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한국실정에 맞는 "한국식" 정보화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손정의=한국에서 추진할 수있는 프로젝트들이 상당수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회장과 한국투자문제 등을 협의할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소프트웨어 판매나 인터넷 위성방송 등 첨단 정보화통신분야의 대형 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토플러=선진국들이 정보고속도로(인포메이션 하이웨이) 구축을 경쟁적
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보고속도로는 정보통신 부문은 물론 경제전반의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구조조정정책의 핵심을 이룬다.

멀티미디어 산업으로 통합되는 정보통신분야의 새로운 물결에 대처하기
위해 각국은 정보고속도로를 추진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정보통신혁명의 다양한 내용을 고속도로라는 단일개념으로
집약, 장기발전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통해 민간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고 대규모 수요를 개발하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와관련된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손정의=인포메이션 하이웨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교육이 중요하다.

컴퓨터를 대학입시과목으로 선정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안이 될수 있다.

정보화시대의 공부는 바로 컴퓨터 자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옵티컬 파이버웨이를 초고속으로 인터넷과 연결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하이웨이의 사용료를 무료로 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공업화사회는 자동화 전자화와 더불어 발전해 왔다.

자동화에 필요한 기반(인프라스트럭처)이 바로 하이웨이다.

기본적으로 하이웨이는 공짜다.

실제로 차들이 다니는 고속도로를 예를 들어보자.

하이웨이 사용료를 1백m 단위로 부과한다면 사람들은 차를 사는 것조차
두려워할 것이다.

따라서 처음에는 차를 살수 있도록 고속도로사용료를 무료로 해줘야 한다.

정보하이웨이도 마찬가지다.

1백년을 내다본다면 처음 3년동안은 하이웨이 사용료를 무료로 해야 한다.

당연히 사용자가 늘어날 것이다.

그런 다음 97년동안 사용료를 받으면 된다.

한국의 경우 초고속정보망을 전국적으로 깐 다음 3년동안을 무료로 보급
시킬 필요가 있다.


<>토플러=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정보화를 위해 모든 사람에게 컴퓨터를 공부하라고 말할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학교에서의 교육내용을 바꾸어야 한다.


<>손정의=한국을 방문하기 전에는 다소 걱정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가서보고는 생각이 확연히 달라졌다.

개혁의지가 대단했다.

한국사람들은 총명하면서도 신뢰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비즈니스맨의 입장에서 볼때 지금은 투자를 할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토플러=한국사람들은 정말로 "럭키"한 것 같다.

IMF 관리하에서도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가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개혁에
열중하고 있었다.

손 사장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한국투자에 대한 손사장의 언급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손정의=마쓰모토 겐 일본생물물리학회 회장이 연구중인 새로운 컴퓨터에
대해 잠깐 얘기해 보고 싶다.

이 컴퓨터는 종전의 전통적인 기술과는 완전히 다르다.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

컴퓨터를 이용해 뇌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분석한다.

종전에는 1백-2백개의 전자침으로 뇌를 연구해 왔다.

그러나 이 컴퓨터는 1만개의 섹션크로스포인트를 활용해 뇌의 움직임을
알아낸다.

화를 낸다거나 슬퍼할때 어떤 부분이 움직이는 가를 지도로 그려낼수 있다.


<>토플러=기술적으로 상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

그러나 컴퓨터세계를 디지털과 애널로그로만 나누는 것은 너무 단순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마도 다른 무엇이 있을 것 같다.

차세대컴퓨터도 이런 측면에서 받아들이고 싶다.


<>손정의=액체를 몸에다 집어넣을 경우 컴퓨터가 매우 빠른 속도로 촬영을
한다.

마쓰모토회장은 초고속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도 개발했다.

이는 뇌연구에 혁명을 일으킬수 있는 출발점이다.

지금까지는 의학적인 측면에서 뇌가 연구돼 왔다.

육체적인 분석이다.

앞으로는 컴퓨터가 맡을 것이다.


<>토플러=그러나 컴퓨터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결국에는 여러가지가 융합돼야 한다.

화학적인 반응을 거쳐야 완전한 작품이 나올수 있다고 생각한다.


<>손정의=비행기를 연구할때는 새를 분석한다.

새를 만들어내는 문제로 고민할 필요는 없다.

철 알루미늄 등 새의 날개를 대체할수 있는 소재를 찾아내면 된다.

뇌 역시도 생물학적인 소재 대신 트랜지스터등을 활용해 만들수도 있다.

육체적이나 화학적인 것보다도 수백 혹은 수천배 더 빨리 상황을 분석할수
있는 방법이다.


<>토플러=대단히 흥미있는 연구다.

그 연구가 현재 어느정도까지 이루어졌는가.


<>손정의=마쓰모토회장의 연구결과는 한마디로 혁신적이다.

감정을 갖고 생각할수 있는 능력을 가진 컴퓨터가 탄생할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도 아직까지 이같은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토플러=새로운 컴퓨터의 상품화와 관련된 얘기를 계속하고 싶다.

오는 6월께 중국을 다시 방문할 계획이다.

중국 가는 길에 다시 한국과 일본에 들를 예정이다.

보다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그때 협의할수 있기를 기대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