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회사 사장요.

회사 기밀을 빼내 가면 어떻게 합니까"(S그룹 인사 담당자)

"덕망과 경륜을 갖춘 사람들이 적임이라고 봅니다"(D중공업 임원)

"회사 마케팅분야에 조언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D제약 관계자).

상장사들이 선임하는 사외이사는 대체로 대학교수 변호사 회계사등
전문가이거나 저명인사들이다.

외국기업에 비하면 다른 기업의 현직 임원이나 최고경영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회사 비밀이 유출될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같다.

지난 20일 현재까지 선임된 사외이사를 출신직업별로 보면 기업체 임원이
56명으로 전체의 32.9%다.

그다음이 대학교수(20.5%) 변호사(13%) 회계사(10%) 금융기관임원(8.8%)
전직공무원(6.4%) 언론출신(4.7%)등이다.

통계상으로는 기업체 임원출신이 많지만 대부분 전직이다.

또 실제 경영을 직접 해본 최고경영자는 매우 드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외국은 이와 다르다.

"미국기업들은 주로 전직 사장 또는 다른 회사의 사장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있다"(증권거래소 송명훈이사)

"미국기업들은 사외이사로 회사 최고경영자를 선호하고 이들중에는 이름난
회사의 사장들이 많다"(미국 뉴욕 리드 프리스트법률사무소 윤명식변호사)는
것이다.

예를들어 지난해말 쌍용제지를 인수했던 P&G사는 자동차회사인 GM의
존 스미스 사장을 사외이사로 두고있다.

또 GM은 다국적 제약회사인 화이자그룹의 케렌 케이튼 부사장을, 포드는
코카콜라의 로버트 궤주에타사장을 사외이사로 위촉하고있다.

이들 최고경영자 사외이사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하고
간과하기 쉬운 부문을 지적해 준다.

"미국 월가의 펀드메니저들은 사외이사가 많은 회사의 주가를 그렇지
않은 회사보다 평균 10%쯤 높게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훌륭한 사외이사는 주가를 높여 자본조달비용을 낮출수 있는 잇점을
제공한다"(윤명식 변호사)

월가의 분위기가 최고경영자 사외이사를 많이 두도록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최고경영자들은 경영위험을 동물적 감각으로 느낀다.

주요한 투자판단에 대한 조언은 아무래도 경영경험이 있어야 가능하다.

GE사의 사외이사로 10년간 활동하다가 지난해말 퇴임한 로버크 머슨
전 굿이어타이어사장은 현명한 조언, 사려깊은 질문으로 유명하다.

반면 지난 92년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적자를 냈던 IBM사의 당시
사외이사들은 컴퓨터분야의 기술개발흐름을 읽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IBM의 경영위기이후 기술개발을 등한시한 최고경영자와 이를 지적하지
않은 사외이사들에 대해 책임론이 활발하게 일어났지요"(장성현 변호사)

홍복기 연세대교수는 "전문적지식과 독립성이 모두 중요하지만 투자의사
결정을 판단할수있는 독립성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측면에서 "저명인사들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설수있어 회사가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수 있을 것"(박진원 변호사)이라는 견해도 있다.

"사외이사를 단순한 명예직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해 회사에 손실을 입혔을 경우 회사와 주주를 포함한
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져야한다.

경영경험이 많은 경영자들이 적임이라고 본다"(이영기 KDI연구위원)

<박주병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4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