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은행의 98년 정기주총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

임원축소 문제로 논란을 겪고 있는 충청은행만 주총을 오는10일로 연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위기 이후 처음 열린 이번 은행 주총은 파란의 연속
이었다.

경영부진에 대한 주주들의 항의도 거센데다 임원축소 논란으로 어두운
분위기였다.

부실경영논란속에서도 임기만료 은행장들이 대거 연임에 성공한 반면
임원들은 임기를 남겨 놓고도 물러났다.

임원임기가 무색해졌다는 평이다.

조직 활성화를 겨냥한 외부인사 영입도 두드러졌다.

이런 와중에서 대다수 은행들은 임원을 줄이면서 이사대우를 크게 늘렸다.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추진해온 임원 감축이란 당초의 취지가
상당히 퇴색해 버린 셈이다.

이사대우는 비록 임원이 아니지만 대우나 파워면에서 임원이나 다름없는
직책.

또 이사대우에 오르면 큰 잘못이 없는 한 거의 모두 정식임원이 된다는
점에서 금융계에선 "이사내정자"쯤으로 통한다.

특히 일부은행은 줄인 임원자리보다 더 많은 이사대우를 양산, "임원"을
사실상 늘렸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임원을 2명 줄인 상업은행이 이사대우를 종전 2명에서 4명으로 2명 더
늘렸다.

한일은행은 임원자리를 하나 줄인 대신 이사대우를 2명 추가발령냈다.

또 신한은행은 임기만료 임원 2명을 모두 연임시킨채 3명의 이사대우를
임명했다.

적자경영에 시달렸던 동화 대동은행도 임원과 이사대우를 맞바꾸는 "자리
빅딜"을 감행.

이들 은행은 "업무규모상 임원을 무작정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논리를
펴지만 금융계는 비상임이사회를 통해 결의한 임원축소방침을 애써 외면한데
대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눈에 띄는 외부인사 영입도 적지 않았다.

영입배경을 놓고 낙하산인사다, 정실인사다 말이 많지만 그중에는 은행
업무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스카우트 케이스도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대동은행은 권익성 외환은행 국외영업지원부장을 이사대우로 스카우트하는
등 국제통을 긴급 수혈받기도 했다.

서울은행의 경우 외자조달을 위해 미국 시민권을 가진 임원을 영입했다.

그러나 일부 은행에선 정부가 뒤늦게 나서 임원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비록 정부가 대주주라 하더라도 주총직전 내정된 임원을 바꾸라는
''강압적인'' 지시는 눈총을 받기에 충분했다.

서울은행 신억현 전무 권용태 감사및 국민은행 서상록 상무 선임을 놓곤
이런 설왕설래가 잇따랐다.

< 박기호.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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