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적 얘기다.

어느날 온 세상에 있는 악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우두머리 악마가 말문을 열었다.

"오늘 회의는 인류에게 고통을 줄수 있는 방안을 찾기위해 소집했다.

좋은 생각이 있으면 내놓기 바란다" 며칠이 지났다.

한 악마가 "과학기술이 고약한 것이니 이를 인간에게 주면 어떻겠는가"라고
제안했다.

모두들 동의해서 그렇게 하기로 결론이 났다.

이 우화대로라면 과학기술은 "악마들이 준 선물"인 셈이다.

그런데 이 선물이 지금은 인류에게 큰 돈을 벌게해주고 있다.

얼마전 우리 기술자가 국내 반도체기술을 대만에 빼돌려 우리에게 큰
손해를 입힌 일이 있었다.

몇해전 소련이 붕괴되면서 적지않은 기술과 과학자들이 외부세계로 나왔던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 모두 과학기술이 돈(money)이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기술=돈"이라는 것을 실감할수 있는 곳은 벤처비즈니스의 세계다.

남이 갖고 있지 않은 신기술 첨단기술을 사업화해 기업을 탄생시키거나
일으키고 있다.

미국의 인텔사는 1971년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 이를
바탕으로 오늘과 같이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기술로 큰 기업이 많다.

선경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초창기 얻어낸 기술에서 덕을 본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전자저울을 유럽각지까지 수출하고 있는 (주)카스는 실패한 연구프로젝트에
남겨져 있던 기술을 사업화해 성공했다.

이같은 기술들이 요즈음 대덕연구단지와 서울 홍릉에서 싼값에 팔리고
있다 한다.

KIST 한국표준과학역구원 한국화학연구소 에너지기술연구소 기계연구원
항공우주연구소 등 과학기술부 산하의 10개 연구기관이 4백건의 기술을
팔기로 하고 지난주부터 전시및 설명회를 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여파로 연구비조달이 힘든 속에서 기술세일즈를 통해
연구개발능력을 보여주고 파트너를 구하겠다는 속셈이다.

기술창업을 지원하겠다는 뜻도 있는것 같다.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벤처기업은 새로운 세기의 꽃"이라고 했다.

신기술사업을 꿈꾸는 벤처기업가들에게 새봄을 맞이하여 홍릉이나
대덕단지에 몇차례쯤 가볼 것을 권한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