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석호 < 홍익대 교수 / 경영학 >

자본시장의 급격한 개방으로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이
가능해지면서 M&A시장의 미래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M&A가 단기적 현상이 아니고 우리 경제구조를 바꿀 중요한 제도
변화라는 점에서 보다 넓은 시각으로 M&A의 본질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첫째 M&A가 바람직한 경제행위인가의 문제이다.

M&A는 새로운 경영진으로의 교체 혹은 경영진간의 경쟁으로 정의된다.

M&A는 전문화의 증대등 시너지효과를 통한 가치창조가 가능하기에 높은
프리미엄을 지급할 동기를 가진다.

따라서 제로섬게임이라기 보다는 많은 경우 포지티브섬 게임이다.

둘째 M&A시장의 대외개방 문제이다.

외자도입이 필요한 현시점에서 M&A자금은 장기간의 투자를 목적으로 유입
되는 자금으로서 국익차원에서 양질의 자금으로 봐야 한다.

물론 외국인은 높은 수익을 요구할 것인데 그들의 경영노하우와 고급기술을
이전받는 인센티브도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환영해야 한다.

다만 탈법적이거나 법의 허점을 이용한 공격기법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막아줄 인력인프라의 구축이 절실하다.

M&A의 전략적 활용을 위해 90년대이후 M&A 추세를 이해해야 한다.

전세계적으로 90년대는 글로벌경쟁을 강화하기 위한 M&A가 주로 벌어지고
있다.

예컨대 없어도 될 사업부나 자회사를 매각하고 매각자금으로 강화하고자
하는 분야의 기업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공격적 매수에 대응하는 다양한 방어수단도 등장할 것인데 어느 정도의
방어가 적당한지는 경영판단준칙(Business Judgement Rule)처럼 주주 이익의
관점에서 방어의 합법성이 평가돼야 한다.

앞으로 M&A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먼저 해소돼야 한다.

첫째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

둘째 M&A후 가치증대를 위해 사업구조조정및 정리해고 등 경영진의 기업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

셋째 지배구조의 선진화 다양화로 M&A후 합병기업이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경영체제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