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제대책위원회의 이헌재 실무기획단장이 9일 30대그룹 기조실 임원들
에게 강조한 사항은 크게 세가지이다.

즉 기업경영의 투명성제고와 재무구조 개선 그리고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분명한 법적 체계의 확립이다.

이단장은 기업이 이같은 내용을 포한한 구조조정안을 갖고 3월에 은행들과
재무구조개선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가급적 14일 이전에
기업구조조정안을 비대위에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단장은 이날 먼저 기업의 구조조정이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해야 하며 정부가
요청하고 있는 회계기준의 투명성, 재무구조개선, 중복투자 해소, 지배구조
시스템 개선 등은 외국인이 투자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점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기업구조조정안을 비대위에 제출하라는 것도 제출여부에 따른 혜택이나
불이익은 전혀 없으며, 다만 차기정부에 기업구조조정 지원방안을 넘겨주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단장은 그러나 기업구구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며 특히 법적인 근거없는
기업의 지배구조는 조속히 정리되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단장은 "기업경영의 투명성, 재무구조개선, 기업지배 시스템의 정비를
포함하는 기업측의 명백하고 즉각적인 조치가 있어야 신뢰가 회복되고
경제가 살아날수 있다"며 빠른 시일내에 시장이 납득할수 있는 구조조정의
모습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이단장은 회장실 기조실등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 "이들 조직은 금융기관
이나 투자자들의 눈에는 정상적인 조직이 아닌 것으로 느껴진다"며 "기조실
이 법적 근거없이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일을 계속한다면 소수주주권이
강화된 상태에서 제대로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단장은 그러나 "이들 조직을 유지할지 폐쇄할지는 기업 스스로 결단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결국 정부가 상법 증권거래법 공정거래법 등 관련법을 개정, 기업경영의
새로운 환경을 조성한 만큼 기업이 이를 따라오지 않을 경우에는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이날 이단장이 30대그룹에게 전달한 요지인 것이다.

이단장은 그러나 이날 기업이 건의한 내용에 대해서는 기존의 비대위 입장
을 그대로 고수했다.

재계가 지주회사의 즉각적인 설립허용을 촉구한데 대해서는 "결합재무제표가
도입되는 2천년 이후에는 어떤 법적 제약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구조
조정에 따른 세제지원의 시기에 대해서도 "3월에 적용되는 법을 소급 적용할
수는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단장은 특히 결합재무제표의 작성등을 위해서도 기조실의 존립이 필요
하다는 재계의 의견에 대해서도 "시행령에 결합재무제표의 작성자를 명시
하면 해결되는 문제지 기조실이 작성할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

<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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