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외국인의 적대적 M&A 허용에 대비, 방어책을 짜내기에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도 일단 외국인들이 매수의사만 갖는다면
지배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시간문제여서 사실상 마땅한 대책이 서질 않는
것이 고민이다.

이 때문에 각 로펌에는 적대적 M&A에 대한 대응방법을 묻는 전화가 쇄도
하고 있다.

예컨대 (주)대우의 경우 상장주식수가 1억주이고 이중 외국인주주비율이
9.74%여서 외국인이 2천만주이상 더 살 수 있다.

7천3백원정도인 주당가격을 고려하면 1억달러 안팎으로 33%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현대 삼성 등 다른 대기업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내부지분율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이 그정도까지 지분을 확보하면
최대주주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각 기업들은 이에따라 지분구조를 다시 확인, 자사주를 구입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일단 지배구조가 당연히 안정적이라 생각하고 있던 곳들도 가차명계좌의
경우 나중에 문제가 생길수 있음을 고려하고 있다.

출자한도가 있다면 계열사를 통해 자사주식을 취득하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주가가 너무 낮게 형성돼 있는데다 달러가
원화에 대해 엄청난 강세를 보이고 있어 외국인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면서 좌불안석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기업들에 대해 어떻게 평가를 하느냐 하는 것이
가장 큰 외부변수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그룹 등 몇몇 기업들은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투신 생보 등
기관투자가들을 우호적인 세력으로 규합하는 방안 등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관련, 유력한 방법중의 하나로 주총에서 정관개정을 통해 신주인수권을
제한, M&A를 시도하는 외국인에 대해 신주를 배정하지 않는 방법을 검토하는
곳들도 눈에 띄고 있다.

이는 정관개정이 기존 대주주의 지배권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합의가
전제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여타주주들에 대해 부쩍 신경을 쓰는 눈치다.

< 채자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