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명해야 살아 남는다 ]]]


"시스루"(see-through)라는 속비치는 패션이 많은 남성들을 설레게 한 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기업경영에도 "시스루"패션이 도입될 때가 왔다.

내보이기보다는 감추기 위해 고안된 "불투명성"의 두꺼운 옷으로 기업내용
을 가려서는 국내외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IMF 이행각서 제34항은 기업의 지배구조와 기업구조개선을 위해 <>독립적인
외부감사 <>완전공시 <>기업집단의 결합재무제표공표 등을 통해 일반적으로
인정된 국제회계원칙을 적용, 기업재무제표의 투명성을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그동안 재무제표만을 믿고 투자했다가 손해본뒤 한국을 떠야 했던
외국투자자들의 업김이 숨어 있다.

IMF가 요구하고 있는 결합재무제표란 기업집단 전체의 자산 부채는 물론,
매출액 손익현황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재무제표를 말한다.

여태까지는 모기업이 50%이상 출자하거나 30%이상 출자하면서 최대주주인
자회사가 있을 경우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연결재무제표만으로는 모회사와 자회사간의 거래상황정도나 알 수
있을 뿐 그룹 전체의 얼기설기 뒤엉킨 출자와 대출, 거래관계는 알 도리가
없다.

예컨대 A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같은 그룹내 B기업을 통해 판매하거나
수출할 때 지금은 A,B 양사의 매출액으로 모두 잡힌다.

제품판매에서 남긴 마진을 계열사들이 자기회사이익으로 중복계산하는
것도 일반적이었다(한국IR컨설팅 손기영 이사).

결합재무제표를 도입하면 이러한 거품이 빠져 투자자들이 기업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된다.

실추된 대외신인도를 높이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앞서 개별기업의 재무제표부터 똑바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필요에 따라 회계제도를 바꾸는데 정부부터 앞장서 왔고 경영자들도 진실을
말하기보다는 모양이 좋아야 좋은 것이라는 인식을 버리지 못했던 것이
과거의 관행이었다.

이는 재무제표를 보는 투자자들을 현혹시킬뿐 아니라 재무제표작성자까지도
자기최면에 걸리도록 한다(김&장법률사무소 박준 변호사).

손실이 나면 대비책을 세울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유인을 줄이게 된다는
것이다.

재무제표가 엉터리면 기업운영방침은 물론,나아가 정부정책도 제대로 설 수
없게 된다.

공시를 기업비밀누설로 생각해온 관행도 고쳐져야 함은 물론이다.

그동안 허위공시가 판치거나 공시를 꺼려 투자자들이 골탕먹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에는 특히나 루머들이 난무해 많은 기업들이 공포에 떨었고 더러는
루머의 희생자가 되고 말았지만 이역시 재무제표와 공시를 못믿게 되면서
나타난 폐해로 꼽히고 있다.

그밖에 기업의 불공정거래, 내부자거래 등이 모두 "투명성의 부재"를 보여
주는 것들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기업들에 대해 공격적 M&A(기업인수합병)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하지만 그들이 찜찜해 하는 것중 하나가 바로 이점이다.

장부가치로 수억달러인 기업이 알고보니 껍데기뿐이라면 어찌할 것인가.

최근 방한했던 조지 소로스 미국 퀀텀펀드회장이 "투명성이 없으면 투자
하기 힘들다"고 말한 것도 다 그런 뜻이다.

몇몇 기업들이 사외이사제를 통해 기업경영을 감시토록 한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내용을 솔직하게 내보여 평가를 받겠다는 경영자의 인식
전환, 그리고 이를 보장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될 것이다.

< 채자영 기자 >


[[[ 유럽의 사외이사제 운영현황 ]]]

<> 기업형태 <>

<>.독일 : 상장회사 의무화
<>.네덜란드 : 대형상장 회사
<>.영국 : 모든 상장기업 적용
<>.프랑스 : 상장회사 단일 혹은 이중이사회 선택

<> 규모 <>

<>.독일 : 감사위원 3~21명
<>.네덜란드 : 감사위원 3명이상
<>.영국 : 비집행이사 3명이상
<>.프랑스 : 단일 : 감독이사 3~15명
이중 : 감사위원 3~12명

<> 자격조건 <>

<>.독일 : 임원 제외 주주상관 없음
<>.네덜란드 : 임직원 제외 주주 상관없음
<>.영국 : 임직원 제외 주주 상관없음
<>.프랑스 : 임직원 제외 꼭 주주일 것 단일은 직원여부 무관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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