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진로재팬 사장은 최근 주일한국대사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로부터 격려의 인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없다.

진로그룹의 부도, 일본의 소주세인상, 한국의 금융위기에 따른 현지자금
조달난등 최악의 상황속에서도 지난해 6억엔의 경상이익을 낸 김사장은
당연 이날의 "히어로"였다.

지난 한해 내내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심정으로 살아온 결과를 공인받은
것이다.

진로재팬은 지난해 일본의 다카라주조에 이어 두번째인 3백20만상자
(7백ml 짜리 12병기준)의 소주를 팔았다.

96년의 2백20만상자에 비해 무려 40%나 늘어난 것이다.

최악의 여건속에서 이같은 판매신장을 통해 96년도의 5억엔보다 20%가
늘어난 6억엔의 경상이익을 올렸다.

"4월의 서울본사 부도로 한때 자금조달에 위기를 맞았습니다.

어음을 들고 거래유통업체를 찾아다니면서"살려달라"고 매달렸지요.

가까스로 금융위기에서 탈출하자마자 이번에는 소주세가 인상됐습니다.

위스키업체들이 가격인하를 무기로 소주시장을 탈환하겠다며 대들었습니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IMF한파까지 매섭게 몰아닥쳐왔지요"

김사장은 설립때부터 만10년간에 걸쳐 "진로"를 대표적인 소주브랜드로
만드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지난해의 경우는 한마디로 악몽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한다.

그는 인지도가 높은 자체브랜드로 탄탄한 현지영업기반을 확보하고 있었던
것이 위기탈출의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고 분석한다.

일본유통업체들이 "진로"를 오히려 더 팔아주고 금융기관들이 돈을 계속
빌려줄수 있었던것은 바로 진로재팬의 능력과 실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김사장은 "원화가치의 허락도 가뭄에 단비역할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환율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아도 되는 제품상 특성으로 인해 환율하락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이다.

진로재팬은 IMF한파로 잔뜩 움츠러들고 있는 여느현지법인들과는 달리
올해에도 야심만만한 목표들을 마련했다.

진로재팬은 올 소주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20%정도 늘어난 3백80만상자
(매출 2백10억엔)로 잡았다.

3월말에는 4백만달러를 투자, 도쿄시태 신주쿠에 마련한 1백50평규모의
제2진로가든도 오픈할 예정이다.

<도쿄=김경식 특파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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