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신탁산업에도 거센 변화의 물결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한지붕 세가족"이란 말을 들어온 투신회사들은 대형화나
증권사전환 인수합병(M&A)등의 형태로 재편바람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구조조정의 신호탄은 올랐고 새해들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세가족의 유형을 보면 70년대와 80년대초 설립된 서울의 3대투신, 지방
5대투신, 23개 투신운용회사로 나눌수 있다.

서울 3대투신중 증권사로 전환해 작년4월 현대그룹의 품에 안긴
국민투신증권은 올해초 운용자회사를 별도로 설립해야 할 처지여서 어떠한
모습으로 재편될 것인지도 관심이다.

한국투자신탁과 대한투자신탁도 주가와 채권값이 폭락하는 격동기인
지난해 9월초 상품주식의 평가손을 전액 반영해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용단을 내렸고 하루빨리 증시여건이 호전돼 높은 수익률을 고객들에게
되돌려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둘째 가족은 89년말 지방자치제 바람을 타고 생겨난 5개 지방투신이다.

96년에 대전의 중앙투신이 동양그룹으로 넘어간데 이어 지난해 부산의
제일투신은 제일제당으로,대구의 동양투신은 삼성그룹으로 인수되는
수순을 밟았다.

광주의 한남투신은 본사를 서울로 옮기면서 증권사로 전환했고 인천의
신세기투신은 업무정지사태를 맞아 신탁재산을 한국투신에 인계했다.

한남투신증권은 새해초 운용자회사(한남투자신탁운용)를 따로 떼어내고
한남투자증권으로 거듭나게 된다.

셋째 가족은 96년7월부터 하나둘 태동한 23개 신설 투신운용회사이다.

증권사나 은행들이 계열의 투자자문회사를 투신운용회사로 전환한 경우도
있고 아예 새로 만들거나 외국회사와 합작한 경우도 있다.

이들 신설투신은 오로지 신탁재산의 운용만 전담하고 고객에 대한 판매는
증권회사에 맡기고 있다.

때문에 판매를 대행하는 모회사가 업무 마비된 고려투신운용과
동서투신운용은 정상영업이 가능함에도 신규자금 유치가 어려워져 곤란한
입장에 처해졌다.

새해 투신업계는 은행같은 "저축기관"보다는 "투자기관"으로서의 본래
모습이 부각될 것으로 점쳐진다.

< 손희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