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외환위기에 빠지고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경제신탁통치를
받기까지에 이르게한 주범은 금융기관및 기업체의 과도한 단기부채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 단기채 =재정경제원이 30일 발표한 외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국내 금융기관및 외은지점,국내 기업의 상환기간 1년미만의 단기채는
1천억달러로 외채규모(1천6백7억달러)의 62.2%에 달했다.

올들어서도 은행및 종금사, 기업체 등은 원~달러 환율 안정을 과신, 해외
단기차입에 열중했다.

이에따라 단기채는 지난 9월말에는 1천40억달러로 불어났다.

특히 국내금융기관 해외점포 차입금은 지난달말 현재 장기 5억달러에 단기
가 1백93억달러로 단기비중이 무려 97.5%에 달했다.

해외점포들이 무분별하게 단기채무를 빌려 장기채권 투자에 나서는 등
무리한 영업을 감행해 왔음이 새삼 드러난 것이다.

하반기들어 기아사태의 악영향이 대외적으로 확산되면서 해외금융기관의
상환요구가 한꺼번에 몰리자 단기채를 장기대출자금으로 활용했던 종금사및
일부 은행의 외자수급난이 급격히 악화됐다.

재경원과 한국은행은 일부 금융기관이 부도위기에 몰리자 국내 금융시스템
안정차원에서 외환보유고를 풀어 겨우 막았다.

이 결과 단기채는 지난 11월말 9백22억달러, 지난 20일 8백2억달러(추정)로
급감했다.


<> 총외채 =지난 20일 현재 우리나라가 실질적으로 대외에 지급해야할
부채, 즉 총대외지불부담의 규모는 1천5백30억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그간 정부가 발표한 외채(External Debt) 1천1백61억달러(11월말 현재)
보다 3백69억달러 늘어난 것이다.

재경원은 지금까지 한국의 외채규모를 세계은행(IBRD) 기준으로만 공표
한데다 수개월전의 수치만을 내놓아 국제금융계의 불신을 받아 왔다.

이에따라 지난 10월이후 외환위기가 증폭되면서 외국금융가에는 한국의
외채규모가 2천6백억달러에 달한다는 소문이 나돌기까지 했다.

IMF는 이같은 신용악화가 외채통계에 대한 불신에 원인이 있다고 판단,
재경원 한국은행과 공동으로 실질외채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결과 이같이
발표했다.


<> 대외지불부담기준이란 =세계은행은 외채를 "일정 시점에 있어 거주자가
비거주자에게 원금 또는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계약상의 채무"로 정의하고
있다.

국내에서 살고 있는 금융기관과 기업 등 법인과 국가(공공부문)가 국외에서
빌린 전체 채무를 의미한다.

대외지불부담(External Liabilities)이란 IBRD 등 국제기구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외채통계 편제기준에 의한 것은 아니며 우리나라가 실질적으로
부담해야할 부분을 IMF측과 협의, 산출한 것이다.

외국투자자들에게 우리나라의 외화상환 규모를 투명하게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대외지불부담기준은 이같은 IBRD 외채기준에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차입금및
국내은행의 역외차입금을 더한 것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 해외지점 또는 현지법인의 해외차입금은 여기에서 제외
됐다.

민간기업 해외지사의 채무는 원리금 지급을 보증한 본사(모회사)의 책임
이지 정부가 대신 갚아줄 책임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민간 금융기관 해외점포의 경우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금융시스템 안정차원에서 결국 정부가 책임질수 밖에 없는 만큼 신외채
기준에 포함됐다.

< 최승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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