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진출한 외국기업들이 환율급등에 따른 수입원가상승과 국산품
애용운동등으로 최악의 영업부진에 빠져있다.

원화절하에 따른 수입원자재가격 폭등으로 물건을 팔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많아 대부분의 업체들은 기존 계약분이나 고정고객에 대한
최소한의 관리에만 그친채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F여파에 따라 환율이 급등하고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이달들어 외국계 기업의 판매가 거의 중단된 상태다.

이에따라 영업사원들은 아예 일손을 놓고 일찌감치 연말휴가에 들어갔다.

미국의 포드 크라이슬러,독일 BMW 벤츠 등 수입차 업체들은 업체당
판매실적이 이달들어 지금까지 10대 전후의 저조한 기록을 맴돌고 있다.

푸조와 시트로엥의 경우 판매실적이 전무한 실정이다.

더욱이 환율급등으로 수입가격이 폭등, 거의 모든 수입차업체들이 본사에
수입주문 자체를 중단한 상태다.

BMW의 한 관계자는 "최근 판매가 냉각되면서 수입선적을 회항시키거나
취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학제품의 원료를 수입, 가공한뒤 국내에 판매하는 화학업계도
영업사원들의 활동이 사실상 중단됐다.

세계최대의 화학업체인 미국 듀폰의 한 관계자는 "내수위축에 따라
수요도 줄어든데다 환차손이 워낙 크기 때문에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IBM 컴팩 휴렛패커드 유니시스 등 외국 컴퓨터업체들도 늘어나는 환차손을
감당하지 못해 지난 11월부터 신제품 출시는 물론 영업자체를 완전히
중단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워낙 요동을 치고 있기 때문에 신제품 가격을
정할수가 없다"며 "영업사원들이 일손을 완전히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이들 대부분의 업체는 신규채용을 중단했으며 내년도 사업계획도
보류한채 상황을 살피고 있다.

지난해 매출급증을 누리던 암웨이 뉴스킨 등 미국계 다단계판매업체들도
최근들어 매출이 지난해의 3분의1수준으로 격감했다.

독일상공회의소의 용성식 이사는 "아직 철수한 업체가 생겨나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이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 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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