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시간 더 일하자 ]]


현대중공업 생산기술부 K차장이 올해 공식적으로 받은 휴무일수는
1백46일이다.

이처럼 "노는 날"이 연간 법정공휴일인 68일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내용은
무엇일까.

우선 격주휴무제로 26일, 하계휴가로 1주일에 회사창립일 노조창립일 등
각종 사내행사가 더해진다.

중복휴일이라고 해서 휴무일이 일요일과 겹치면 그 다음날도 쉰다.

입사 14년째인 K차장은 여기에 월차휴가로 12일, 연차휴가로 30일을
더 받는다.

여직원들은 월1회씩 생리휴가까지 받는다.

3백65일 1년간 "하루 일하고 하루 논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한국경제가 현재의 위기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근로의식"의 실종도
한몫을 했다는 지적이 많다.

쉬는 날은 많고 월급은 계속 오르니 생산성이 떨어지고 국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잃는 것은 당연하다는 얘기다.

생산성본부가 지난 5월 각국의 노동생산성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의 1인당 생산성은 2만1천3백21달러로 미국(4만2천6백75달러)의
절반에 불과했다.

이는 OECD국가중 터키(1만8천2백10달러)만을 앞설 뿐 프랑스
(3만6천2백56달러) 캐나다(3만5천9백66달러)의 59%선이며 일본
(2만9천42달러)의 73%선이다.

경쟁국인 대만 싱가포르 등과 비교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85년 연평균환율로 계산할때 한국의 생산성은 1만1천2백55달러로 대만의
1만5천4백51달러, 싱가포르의 2만2천9백70달러보다 크게 뒤진다.

선진국엔 기술력의 부족으로, 개발도상국엔 가격경쟁력의 부족으로 설
곳을 잃어버린 한국기업의 처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수치다.

경제위기와 IMF시대를 맞아 산업현장 곳곳에서는 과거의 근로정신을
되살리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던 일개미정신으로 위기를 넘자는 것이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제시되는게 "1시간 더 일하기"이다.

이미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그동안 녹슨 마음과 몸을 닦고 생산라인으로
돌아오고 있다.

과거처럼 얼렁뚱땅 시간을 보내거나 뒷마무리가 부족해 불량품이 속출하는
사례는 없어야 한다는게 이들의 각오다.

현대 삼성 LG 대우 등 대기업그룹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한마음 한뜻이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정순원 상무는 "하루 8시간을 일하는 근로자라도
실제로는 절반만 일하고 절반은 놀면서 잔업수당만을 바라는 경향이
있었다"며 "1시간 더 일하기는 물리적인 1시간이 아니라 실제로 1시간을
더 일한 효과가 나도록 정성들여 경제살리기에 나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특별취재단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