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종금사에 대한 폐쇄 작업이 시작됐다.

영업정지된 14개 회사중 적어도 10여개 이상은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와 있다.

정리시기는 당초 일정 보다 빨라져 당장 내년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실 종금사의 조기폐쇄 분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재정경제원은 최근 업무정지된 14개사에 대주주와 계열기업에 나간 여신을
회수하라고 지시했다.

재경원은 이들 종금사에 파견된 신용관리기금 관리인을 통해 "대주주와
계열기업에 나간 여신중 동일계열기업군 여신한도 초과분은 즉각 회수하고
나머지 여신도 가급적 회수해줄 것"을 조치했다.

종금사들은 이를 "인가취소에 앞서 실타래처럼 얽힌 대주주와의 여신
관계를 끊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물론 영업재개에 앞서 예금인출에 대비한 재원 마련을 독려하는 차원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지난 2일 업무정지된 9개 종금사는 내년 1월3일 업무가 재개될 예정이다.

또 "부실종금사들이 증자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결국
대주주가 돈을 댈텐데 그 돈이해당 종금사로부터 차입되는 길을 차단하기
위한 것"(신용관리기금 관계자)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재경원은 내년 1월5일께 경영평가위원회를 열어 폐쇄 종금사를 가려
낸다는 방침이다.

결국 종금사의 인가취소 절차 마련 시한인 1월22일이 되기도 전에 살생부가
작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내년초 업무를 재개할 9개 종금사의 경우 정지기간이 인가
취소 절차가 마련될때까지 연장될 전망이다.

폐쇄 발표에 따른 혼란을 최소하기 위해서다.

물론 살생부에 업무정지된 종금사만 오를지는 의문이다.

업무정지에서 제외된 일부 종금사는 외환부실이 심각해 외화자산부채를
은행에 양도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유야무야된 상황이다.

상당수 종금사가 증자 합병 등 현실성있는 경영정상화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조기폐쇄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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