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처리가 새국면을 맞게 됐다.

기아자동차의 해외최대주주인 미 포드자동차가 산업은행의 출자지분인수의사
를 밝힘으로써 포드의 기아인수가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포드가 산은지분을 인수할 경우 아시아진출을 확대할수 있는 생산기지를
한국에 갖추게 되고 기아는 외국자본으로 주인이 바뀌면서 새로운 정상화를
시도하게 된다.


<> 포드의 전략 =포드는 그동안 기아자동차와의 협력을 강조해 왔다.

포드는 기아자동차가 법정관리수순에 들어가자 자신이 갖고 있는 17%
(제휴선 마즈다지분 포함)의 지분향방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웨인부커 부회장이 직접 한국을 방문, 재정경제원 산업은행 기아자동차를
방문, 현재의 지분이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이는 아시아진출전략차원에서 기아자동차의 활용가치를 높게 보기 때문이다.

향후 거대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진출에 실패한 포드로선 중국 강소성
염성시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기아자동차를 활용할 경우 중국입성이
가능해진다.

게다가 동남아시아나 만주등 주변시장에서도 마켓팅을 대폭 강화할수 있게
된다.

이같은 미래의 유용가치를 고려해 기아자동차지분 유지에 끈끈한 관심을
표시해 왔다.

그러나 기아자동차가 정식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자신이 갖고 있는
지분의 소각이나 감자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게다가 삼성자동차의 기아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이에따른 GM이나
현대자동차의 반응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따라 산은출자지분을 인수함으로써 확실한 대주주로 위상을 굳히겠다는
전략을 구상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환율상승으로 인수비용을 줄일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인수걸림돌 =정부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

기아자동차의 주요지분은 기아그룹경영발전위원회와 우리사주지분이 22%
정도, 포드자동차 17%, 현대그룹 10%정도, 삼성그룹 6.3%, 은행 보험 증권사
등의 투자자산용 20% 정도로 구성돼 있다.

산은이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산은의 지분은 30%정도가 되고 나머지
주주들의 지분율은 낮아진다.

산은지분매각은 장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포드인수를 정부가 긍정적으로
본다면 절차상으론 문제 될게 없다.

그러나 정부가 포드에 대한 산은지분매각을 쉽게 인정할지는 미지수다.

외자도입이 시급하고 기아자동차의 정상화도 급하지만 기아그룹이나 기존
주주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직 산은의 출자전환시기나 전환지분율도 확정되지 않았고 포드의 전환
지분인수도 발표된 것은 아니여서 기존 주주들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현대자동차는 포드의 기아인수를 달갑지 않게 생각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자동차산업구도가 달라짐으로써 현대자동차의 위상이 바뀌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기아인수에 관심을 보여온 삼성그룹은 새로 시작한 자동차업종의 향방이
불투명해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 기아의 대응 =기아그룹은 산은의 출자전환이후 그 지분을 국민에 팔아
국민기업으로 기아자동차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기아자동차가 법정관리절차를 밟고 있어 실제 기아자동차의 운명은
법원과 법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정부손에 달려 있다.

이에따라 정부가 산은지분을 포드에 넘기지 못하도록 저항할수 있는 수단은
없다.

기아는 그동안 전문경영인체제에 의한 국민기업으로서의 정상화에 차질을
주는 기아의 제3자 매각설 등을 애써 외면해 왔다.

특히 포드의 산은지분인수도 공식 거론된 것이 아니라며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아관계자들은 기아의 자력회생이 불가능하다는 정부판단에 따라
출자지분의 포드매각이 이뤄지더라도 기아인에 의한 전문경영인체제와
기아의 정통성만은 유지되길 원하고 있다.

포드는 자본투자만 확대하고 경영은 기아인에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포드가 산은지분을 인수함으로써 공식적인 1대주주가 될 경우
이같은 기아인의 바람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 고광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7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